농협금융, 신임 중앙회장 입김 거세질까
첫 호남 출신, 인사균형 요구 일듯…'경제지주 폐지' 공약도 초미 관심
2016-01-12 16:25:57 2016-01-12 18:34:37
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되면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의 관계 설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김 신임 회장이 농협경제지주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금융-경제지주의 투톱 체제가 재조정될 경우 금융과 경제의 결합을 통한 농협금융의 글로벌 진출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그동안 영남 출신 일색이었던 중앙회장 자리에 처음으로 호남 출신인 김병원 전 남평농협 조합장이 당선되면서 계열사 전반적으로 지역별 인사 안배에 대한 직간접적인 요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1155개 농축협이 가입한 연합조직으로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다.
 
특히, 자산규모로 최대 금융지주사인 농협금융지주와의 관계 설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협중앙회의 자회사인 농협금융은 자산규모만 300조원 이상으로 국내 최대인 하나금융지주와도 맞먹는 규모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2년 신경(금융·경제)분리를 거쳐 농협으로부터 독립 출범했지만 사실상 농협중앙회장과 대의원 조합장들의 입김에 좌우돼 왔다. 농협법에 의거해 관리·감독은 물론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금융지주 지분 100%를 가진 중앙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전임 최원병 중앙회장이 김용환 금융지주 회장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로 김용환 회장은 중앙회장 교체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농협은행을 비롯한 금융계열사의 CEO 및 임원 인사를 마무리하기도 했다.
 
농협은행장에 이경섭 전 금융지주 부사장을, 공석이 된 지주 부사장에는 오병관 금융지주 재무관리 담당 상무를 발탁하면서 김용환 회장 체제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신임 중앙회장에 첫 호남 출신이 당선되면서 계열사 인사에 있어 지역 균형 안배에 대한 요구가 직간접적으로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앙회장의 권한과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는 향후 농협중앙회의 인사태풍에서 금융지주도 빚겨가기 힘들다는 것이다. 따라서 농협금융에 추가 임원 인사가 날 경우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 사이에 갈등이 생길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중앙회와 농협금융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농협은행장과 지주사 부사장의 역할이 중요해질 때"라며 "이번 임원 인사에서 지역 편중은 없었지만 앞으로는 계열 인사에서 지역안배 요구가 까다로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김병원 신임 중앙회장이 농축산업 지원을 위해 농협경제지주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기존 '1중앙회 2지주사'에서 '1중앙회 1금융지주'으로의 전환이 추진될지 초미의 관심사다.
 
중앙회에서 당초 예정된 하나로마트 등 유통분야의 경제지주를 독립시키는 것을 전면 수정한다는 것이다. 이는 적자가 심각한 경제지주를 신경분리 이전의 중앙회 산하 조직으로 되돌려 수익성 개선을 꾀하는 동시에 중앙회의 장악력을 높이는 방안이기도 하다.
 
김용환 호의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경영화두로 경제 계열사와 금융을 결합한 방식의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경제지주의 입지가 재조정될 경우 발목을 잡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 모델이 경제사업과 금융사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야 하는데, 농협 금융·경제지주 체제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농협 안팎에서는 이미 주요사업 등이 상당기간 진행됐기 때문에 경제지주를 폐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협법 개정 또한 쉽지 않는데다 정부가 신경분리를 위해 투자한 공적자금 등의 문제 등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앙회장이 새롭게 취임하면서의 농협금융에 대한 수익성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앙회가 새롭게 진용을 갖춰 역동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탄탄한 수익성이 뒷따라야하기 때문이다.
 
농협금융 다른 관계자는 "올해는 경제 금융사업 분리 작업을 마무리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수익성 개선에 대한 요구가 더욱 거셀 것"이라며 "또한 회원조합이나 조합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강화하기 위해 수익 기여도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서울 중구 새문안로에 위치한 농협중앙회 본관. 왼쪽부터 김병원 신임 농협중앙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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