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춘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이 23일 내년 금감원의 감리 방침에 대해 발표했다. 사진/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내년에 건설·조선 업종의 미청구공사 금액에 대해 집중적인 감리를 할 계획이다. 또한 감사인 자율지정 신청을 하는 기업은 감리를 면제하는 혜택을 줄 예정이다.
금융감독원은 ▲수주산업 미청구공사 금액의 적정성 ▲원자재 등 비금융자산 공정가치 평가 및 공시 ▲현금흐름표상 영업현금흐름 공시의 적정성 ▲유동·비유동 분류의 적정성 등 4개 분야를 내년 중점 테마감리 분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박희춘 금감원 전문심의위원은 “올해 논란이 많았던 수주산업의 미청구공사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어 내년 이 부분에 대한 감리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청구공사 금액은 아직 대금을 받지 않았지만 공사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받게 될 금액을 산정한 것으로 회계규정 상 자산으로 분류된다. 만약 A사가 공사를 수주한 후 50%가 진행돼 발주처에 이 비율만큼 청구하면서, 회계상으로는 공사진행률을 80%로 기재하면 차액인 30%만큼은 미청구공사로 계상돼 자산으로 인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이와 같이 회계부실을 감추기 위해 일부 업체에서 관행적으로 미청구공사금액을 과다산정하면서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돼왔다. 금감원은 앞으로 미청구공사 금액의 변동성, 매출액과 수주금액 대비 비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리대상 회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원자재 등 비금융자산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도 강화된다. 유가, 원자재 가격이 최근 급락추세에 있지만 이를 반영하지 않고 취득원가로 평가하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두바이유는 올해 초 배럴당 110달러에서 현재 30달러선까지, 구리는 1톤당 8200달러에서 4500달러로 급락한 점도 반영됐다.
또한 금감원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감사인 지정신청을 할 경우 중도에 감사인 변경을 허용하고 당해 연도 감리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상장법인의 경우 3년 단위로 감사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원칙적으로 중도에 감사인을 변경할 수 없다.
박 위원은 “부정적인 회계이슈가 있는 회사에 대해 동일한 감사인이 계속 감사한다면 공정한 감사를 했더라도 회계불신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회사가 자율적으로 감사인 지정을 신청해 회계의혹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대우조선해양 등 수주업계에서 일어났던 빅 배스(Big Bath)사안은 이번 테마감리에서 제외됐다.
박 위원은 “빅배스 관련 사항은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계정항목과 관련돼있다”며 “테마감리의 취지에는 부합하지 않지만 전분기 대비 일정금액 이상의 손실을 계상한 기업에 대해서는 심사감리대상으로 우선 선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