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저금리시대)대출금리 연쇄 인상 우려…1200조 가계부채 경고등
변동금리 비중 절반 넘어 타격 불가피…자영업자·저소득자·고령층 큰 충격 예상
2015-12-17 14:43:07 2015-12-17 15:57:51
미국이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국내 장기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는 모양새다. 특히, 금리 상승에 따라 연내 1200조원을 돌파할 가계부채 경고등이 켜졌다.
 
가계빚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아 국내 대출금리가 연쇄 인상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그만큼 커진다. 여기에 추가 금리가 인상될 경우 생활자금 명목으로 저소득층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도 부실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미 오름세를 보이는 국내 대출금리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9월말 현재 66.4%로 고정금리보다 두배 가량 높다. 15년차 직장인 박 모씨(44)는 "지난 8월 3억5000만원을 2.8% 수준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다"며 "이미 은행 대출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이자 부담이 추가로 늘어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미국 금리 인상에 앞서 미리 대출금리를 잇따라 올려 온 상황이다. 올 하반기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2%대까지 하락했던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3~4%대까지 올랐다.
 
신한은행의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 금리는 현재 연 3.11~4.47% 수준이다. 지난달 16일 연 2.89~4.25%와 비교해 0.22%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의 같은 상품 금리도 지난달 2.97~4.72%에서 현재 3.17~4.76%로 한달새 0.2%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도 3.00~4.70%에서 3.07~4.77%, 농협은행은 2.86~4.26%에서 3.05~4.35%로 코픽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가 올랐다. 국민은행 역시 2.87~4.18%에서 2.96~4.27%로 오르며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이라며 "선 적용된 것이지만 미국이 내년까지 1%포인트 가량 정책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돼 은행 대출금리도 조금씩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대부분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신용대출을 받아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소득분위별 신용대출 현황을 보면, 지난해 소득 하위 20% 가구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은 29.9%로 5년 전인 2010년 6.3%보다 23.6%포인트나 늘었다.
 
이렇게 빌린 돈은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이들이 부채상환을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비중도 같은 기간 5.8%포인트 증가한 11.3%에 달했다. 반면, 소득 상위 20%는 생활비 비중이 13.9%에 불과하다.
 
자영업자들도 비상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자영업자 가구의 평균 부채는 8995만원으로 전체 유형 중 가장 많고, 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금융부채 비중 또한 74.4%로 가장 높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은 소득 수준 등 계층에 따라 민감도가 다르다"며 "자영업자, 저소득, 고령층 등이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금리 인상 대비책을 내놓았지만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3월 안심전환대출을 31조7000억원 규모로 공급해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7~8%포인트 확대했으나, 33.6%에 머물고 있다. 게다가 안심전환대출은 이자와 원리금을 동시에 갚아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산층 이상에만 혜택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이런 대출 구조에 부담을 느낀 계층이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안심전환대출 중도상환자수는 7월 1120명에서 10월 1850명으로 증가했다.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상환자의 절반 이상이 소득하위 30%에 집중돼 있다"며 "서민을 위하는 것이 아닌 특정 계층만 혜택 받는 정책"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경우 금리가 1.5%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자 부담이 1.5배는 늘어날 것"이라며 "정부가 경기 진작을 고려해 가계부채 증가를 무시하면서 대책 마련이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종용·김동훈 기자 yong@etomato.com
 
◇서울의 한 은행 창구에서 대출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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