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처는 15일 광복 70주년 기념사업인 ‘광화문 광장 대형 태극기 게양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상설 설치 불가’ 입장을 최종 통보한 것에 “모든 절차를 통해 반드시 태극기 게양을 추진하겠다”고 반발했다.
김주용 보훈처 보훈선양국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국민의 87.3%가 설치를 찬성하고 광복 70년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범정부 국가사업을 단지 광장사용 허가권만을 가진 지방자치단체가 반대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승춘 보훈처장이 지난 6월 2일 서울시장실에서 태극기를 광화문광장에 영구 설치한다는 MOU(공동업무협약)를 체결했다”면서 “서울시 측이 약속을 어겨서 유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막상 이날 보훈처가 공개한 MOU에는 ‘상시 설치’라는 용어가 그 어디에도 발견되지 않는다. 태극기를 언급한 조항은 제3조로, ‘업무협약 대상사업은 서대문 독립공원 내 독립의 전당 건립사업과 광화문광장 내 대형 태극기 구현 사업으로 한다’, ‘서울시는 대형태극기 구현 사업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행정편의를 제공한다’ 뿐이다.
이에 대해 김 국장은 “실무진에서 상시 설치하는 것으로 충분히 논의했고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해명했지만, ‘실무진 논의사항도 합의내용으로 봐야하나’라는 반문에 마땅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또한 보훈처가 “국민 대다수가 광화문 태극기 설치를 찬성하고 있다”며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 질문을 살펴보면 “외국에서는 그 나라를 대표하는 광장에 국기를 설치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도 설치하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며 특정 답변으로 응답자를 유도하는 내용들이 포함됐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태극기 설치를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자료를 내고 “광장이 열린 공간이 되기 위해서는 상시 설치보다는 한시적 설치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영구적 설치는 정부 서울청사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같은 국가소유 정부시설 부지 내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제70주년 광복절인 지난 8월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시민들이 태극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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