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연금 가입자가 부산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본사가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지역주민의 주택연금에 대한 이해도와 인지도가 상승한 효과라는 분석이다. 주택연금은 만 60세 이상 고령층 자산의 대부분인 거주 주택을 담보로 평생연금을 받는 상품이므로 어떤 경우보다 신중한 판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6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올해 부산지역 주택연금 가입자의 전년대비 증가율은 38.9%로 6대 광역시 평균 증가율 26.35%보다 10%포인트(p) 이상 높았다. 2013년 대비 2014년의 부산지역 가입자 증가율 12.4%에 비해서도 크게 높다.
특히 주금공 본사가 작년 12월 부산으로 이전한 데 따른 주택연금의 인지도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주택연금은 생애에 걸쳐 형성한 주요 자산을 처분하는 일인 만큼 상품에 대한 이해가 가입의 결정적 요인인데, 이에 주금공 본사 이전과 그에 따른 지역언론 등의 보도 확대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설명이다.
또 집값이 주택연금액을 결정하는 요소인 까닭에 수도권 등 집값이 높은 지역의 가입률이 높지만, 부산은 다른 지역보다 주택 가격 상승률이 높지 않다는 점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부산의 전년대비 아파트 가격 증가율은 10월기준 4.2%에 불과하다. 이는 주택연금 가입자 증가율이 부산보다 10~30%가량 저조한 대구 10.1%, 광주 7.1%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변준석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부산지역 유력 일간지인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방송사인 KNN 등에서 본사 이전 전후 10개월간 '주택연금' 관련 보도 횟수가 최소 100% 이상 증가했다"며 "관련 정보를 얻을 기회의 증가뿐 아니라 이에 대한 신뢰도 향상 효과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밖의 원인으로는 높은 고령자 비율 때문으로 풀이된다. 부산시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4.7%이며, 베이비 붐 세대(1955~63년생)도 지역인구의 16.4%로 두 비율 모두 7대 특별·광역시도 중에서 가장 높다.
실제로 올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13.1%이며, 서울 12.0%, 대구 12.7%, 인천 10.5%, 광주 11.1%, 대전 10.6%, 울산 8.6% 등의 순이다.
이처럼 부산지역의 높은 주택연금 수요가 이어지면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클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주금공에 따르면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은 0.8로 고령가구의 한계소비성향은 소득 유형 가운데 가장 높지만, 근로·사업소득의 경우 0.68로 가장 낮다.
이는 주택연금 가입으로 소득이 100만원이 증가할 때 소비는 80만원 늘어나는데, 근로소득의 경우 소비가 68만원 상승하는 데 그친다는 의미다. 평생 받을 수 있는 주택연금과 달리 근로·사업 소득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주택연금 가입자는 여전히 수도권에 73.8%나 집중돼 있어 이와 관련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라도 이런 현상을 완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향후 수도권 집값이 떨어질 경우 주택연금 자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수도권의 주택연금 보증잔액은 2013년 기준 19조3846억원으로 전체의 88%에 달한다.
고제헌 주택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주택연금 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미국 역모기지 시장보다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며 "한국 고령층의 경우 최저 생계 수준의 소득 확보가 어려운 빈곤층의 비율이 높아 자산이 주택으로 고정되고 현금 소득이 적은 다수의 고령층에게 유용하게 활용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donggool@etomato.com
서울 서대문구 일대에 아파트 단지가 밀집 조성 돼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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