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폐기' 기로에 선 적합업종 특별법
산업위 법안소위 처리 불발…"정부·여당, 중소기업에 무관심"
2015-11-26 14:07:17 2015-11-26 14:07:17
골목상권과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 대기업 사업 확장을 제한하는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이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지난 23일 법률안소위원회를 열어 안건 23건 가운데 18건의 법안을 심사했다.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보호에 관한 특별법'도 이날 심사될 예정이었지만, 순서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산업위 법안소위는 정기국회 종료를 코앞에 둔 다음달 1일 한 차례 더 열린다. 그러나 적합업종 특별법이 처리될 가능성은 낮다. 산업위 소속 야당 의원실 관계자는 "법안 심사는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부·여당이 강하게 밀고 있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일명 원샷법)' 때문에 한 번 더 모일 뿐"이라고 말했다.
 
적합업종 특별법은 2년 넘도록 '찬밥 신세'였다. 산업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의원은 지난 2013년 4월 "재벌 대기업이 제조업과 영세 도소매업 등에 무분별하게 진출해 중소기업·중소상인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특별법은 법안소위에만 17차례 상정됐으나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 정부·여당이 "통상마찰이 우려되고, 중소기업청 사업조정제도로 문제를 고쳐나갈 수 있다"며 번번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적합업종 제도는 민간 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가 권고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제조업 55개, 서비스업 18개 등 73개 업종이 지정된 상태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탓에 대기업이 이를 지키지 않아도 손쓸 방법이 없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8일 주거·중소기업·갑을·노동 등 '민생 4대 개혁'에 적합업종 특별법을 첫머리에 내세우며 "현행 적합업종 제도는 실효성에 한계가 많다. 특별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켜 재벌 대기업의 무차별 확장을 막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은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가 같은 날 발표한 '민생 최우선주의' 10대 법안에도 포함됐다.
 
하지만 적합업종 법제화의 앞날은 어둡다. 19대 국회 마지막인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되지 않는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법안소위에서 가로막힌 특별법도 마찬가지다. 야당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방향으로 낮은 수준의 법제화를 대안으로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정부·여당의 반대에 부딪혔다. 오영식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여당은 중소기업을 살리는 적합업종 법제화에 일말의 틈도 주지 않는다. 오히려 대기업의 영향력을 키우는 원샷법에 사활을 걸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oonza00@etomato.com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중소상인 살리기 결의대회에서 '을(乙)들에게 묻는다' 토크콘서트를 갖고 있다. 중소상인 단체들은 이날 '4대 민생 입법 결의대회'을 열고 중소기업·중소상인 적합업종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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