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자본’으로 유명한 토마 피케티(사진) 파리경제대학 교수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뜻하는 그렉시트는 유로존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7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를 가진 피케티 교수는 “채권단이 그리스에 양보하지 않는다면, 그리스는 유로존을 떠날 것이고 이것은 유로존 종말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피케티 교수는 특히 채권단이 그리스가 기반 시설과 경제 성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양보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채권단과 유럽 정상들은 현재 그리스 문제에 대해 좀 더 현실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지금 채권단이 그리스에게 기대하는 개혁은 비현실적이다"라고 꼬집었다.
또한 피케티 교수는 최대 채권국인 독일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피게티 교수는 "독일은 본인들은 부채를 유연하게 탕감받았으나 그리스에게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며 위선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게티 교수는 앞서 독일 신문 디 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도 독일의 위선적인 태도를 강력 비판했다.
그는 “독일이 역사를 완전히 잊어버렸다는 것은 충격적인 수준”이라며 “독일은 두 번의 전쟁 이후 주변 국가들에 갚아야 하는 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했지만, 1953년 런던부채협정으로 대부분의 빚이 조건 없이 탕감되었기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독일인들이 도덕성을 운운하며 부채는 무조건 갚아야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보일 때 나는 얼마나 이것이 말도 안되는 농담인지 생각한다"고 비꼬았다.
아울러 피케티 교수는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이 끝난 후에 독일이 프랑스에 막대한 보상을 요구해 프랑스 정부가 이를 다 갚았으며, 이 과정에 큰 어려움을 겪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반대로 그리스가 독일에게 나치 정권에 대한 피해 보상으로 2788억유로를 갚을 것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것을 지적하며 "공공부채의 역사는 아이러니 그 자체다. 질서나 이상, 혹은 정의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같은날 피케티 교수를 포함해 저명한 경제학자 5명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그리스의 빚을 탕감해 주고 양보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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