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그림물감 외길 반세기' 알파색채
올림픽공원 평화의문 재도색 등으로 품질 인정받아
2015-06-12 06:00:00 2015-06-12 06:00:00
'우리의 재료로 세계의 명화를'. 1962년 회사 설립 당시 창업자인 전영탁 회장이 내걸었던 사훈이다. 당시 국내에 비싼 일제 물감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마음껏 그림을 그리게 하고 싶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알파색채는 탄생했다.
 
알파색채 제품 이미지컷. 사진/알파색채
 
◇최초개발 타이틀 다수… 품질도 세계 최상위 수준
 
처음부터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처음 6개월 동안에는 제품이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나선 끝에 지난 1963년 '알파 수채 그림물감'과 '알파 포스터칼라'를 세상에 내놨다.
 
1969년에는 전문가용 포스터칼라 '알파 700', 1975년 전문가용 수채화물감, 1981년 아크릴물감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기술개발을 선도해왔다.
 
이중 1981년 개발한 전문가용 아크릴물감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개발한 제품이다. 안료배합과 화학처리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만큼 지금도 전 세계에서 8개국만이 생산하고 있다.
 
알파색채 공장에서 물감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알파색채
 
◇'품질로 승부' 원칙 지킨다
 
알파색채는 창립 당시부터 품질로 승부한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다. 국산 물감을 쓰면 그림 가격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타파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변색방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남궁요숙 대표는 "변·퇴색 시험기에 100시간을 실험해보면 45년 뒤의 변색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데, 알파색채 제품이 세계 명품들보다 훨씬 변색이 적었고 보존성도 뛰어나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예는 또 있다. 지난 1988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문 천장에 그려진 '사신도'가 불과 4년만에 변색된 일이 있었다. 1993년 이를 재도색하는 과정에서 알파색채의 제품이 사용된 것이다.
 
남궁 대표는 "사신도 작가인 백금남 성균관대 교수가 알파색채의 아크릴물감을 쓴다는 조건으로 재도색을 승낙했다"고 설명했다. 도색한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사신도는 선명한 색을 유지하고 있다. 당시 공원 측에서 제시한 보존기한(10년)을 두 배 이상 넘어선 것이다. 남궁 대표는 "30년이 지나도 끄떡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알파색채는 지난 2012년 46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미술 지류업체 캔손사에 전문가용 마커를 납품하는 등의 성과도 내고 있다. 전체 수출국은 50여개국에 이른다.
 
◇IMF위기에서도 정도경영 유지
 
9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던 알파색채였지만 IMF 경제위기를 거치며 위기가 찾아왔다. 세금계산서를 꼬박꼬박 발행하던 정도경영을 유지하자 많은 중간거래상들이 불만을 제기, 거래를 끊은 것이다. 남궁 대표는 "지금은 20%의 충성고객만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후 15년 간은 그간 모아놓은 돈을 투자하면서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러나 알파색채는 앞으로도 정도경영 방침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남궁 대표는 물감사업을 시작했던 이유와 비슷한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일 화장품이나 제약회사를 했다면 지금보다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업아이템을 정할 때부터 돈보다는 '나라에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우선이었고 정직하게 사업한다는 원칙도 변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수십년 간 각종 고교와 대학에 물감을 지원하고 유망 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청년작가상을 제정하기도 했던 알파색채는 앞으로도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미술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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