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장외주인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손 전 고문이 칩거하고 있는 전남 강진에는 정치인, 언론인 등 방문객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그는 최근 경기 분당에 있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새 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현재 살고 있는 강진의 토담집에서 거처를 옮길 생각은 없는 것 같다.
사실 그가 지난해 7·30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패배,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강진으로 갈 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그를 찾는 목소리가 많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에게 지난 재보선에서의 패배는 충격 그 자체였다. 경기도 지사를 지내고 새누리당의 아성인 분당에서 당선했던 그가 정치적 고향인 수원에서 싸늘한 민심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그가 직접적인 연고가 없는 호남행을 택한 것은 후일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던 것 같다. 사실 정치를 모두 내려놓을 생각을 했다면 굳이 강진까지 갈 필요가 있었을까. 분당이나 서울에서 편안히 살면 그만이었다.
호남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심장부이자 성지다. 더구나 새정치연합의 대선 후보가 되려면 호남의 지지는 필수적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후 노무현·정동영·문재인 등 야당의 대선 후보들은 모두 광주 경선에서 승리, 호남선을 타고 서울로 북상했다.
의도했던 안했던 호남을 은둔 장소로 택한 것이 그에게 정치적 재기에 큰 디딤돌이 되고 있다.
최근 한 언론이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손 전 고문이 호남지역에서 유력 야권인사들을 제치고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1위(22.4%)에 올랐다. 그 뒤를 박원순 서울시장(20.5%), 문재인 대표(19.4%), 안철수 의원(18.6%)이 따랐다.
이 같은 외형적 환경 뿐만아니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의 상황도 그를 끌어당기고 있는 형국이다. 새정치연합이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상은 커녕 지리멸렬한 모습만 계속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 문재인 대표, 김상곤 혁신위원장 등 지도부의 인기가 떨어질수록, 친노(노무현) 반노 등 계파 갈등이 커질수록 그를 부르는 목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만약 혁신에 실패할 경우 새정치연합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 체제로 갈 수 밖에 없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이 ‘박근혜 비대위’를 출범시켰듯이, 새정치연합도 ‘손학규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친노, 비노 계파에서 자유롭고, 당 대표 경험이 있는 손 전 고문 밖에 비대위원장 할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손 전 고문은 손 사례를 치며 정계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은 그의 편이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의 몸값은 오를 수밖에 없다.
권순철 뉴스토마토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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