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의 삼성'에서 '이재용의 삼성'으로
이 부회장, 이 회장 국내 직함 3개 중 2개 물려받아
2015-05-17 14:27:26 2015-05-17 14:27:2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19일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삼성 신임 임원 부부동반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사진/ 뉴시스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은 삼성그룹의 총수들이 이사장을 역임해 온 유서깊은 재단이다. 때문에 공익재단이기는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사장 자리에 오른 것은 의미가 크다. '이건희의 삼성'에서 '이재용의 삼성'으로의 변화를 상징한다.
 
삼성그룹은 일단 이 부회장이 두 재단의 이사장으로 선임된 배경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1년 넘게 와병인 탓에 원활한 업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 뿐이라는 것. 실제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은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3.38%)과 삼성생명 지분(20.76%), 제일모직 지분(3.44%) 승계가 관건이다.
 
하지만 재계의 시각은 다르다. 이건희 회장이 선대 이병철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직후인 1988년·1992년 두 재단 이사장직에 올랐다.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의 이사장직 선임은 그룹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이유다.
 
현재 삼성그룹 내에서 이건희 회장이 맡고 있는 공식 직함은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 및 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이렇게 세 개다. 이재용 부회장은 그중 공익재단 두 곳의 직함을 물려받았다. 이들 재단은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공익재단으로 삼성서울병원과 리움미술관 등을 운영한다.
 
하지만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두 재단은 삼성 주요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갖고 있으며,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4.7%를 비롯해 삼성화재 3.1%, 제일모직 0.8%, 삼성SDI 0.6%, 삼성증권 0.3%, 삼성물산 0.1% 등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생명 지분은 0.06%에 불과하다. 때문에 계열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두 재단의 이사장직을 맡음에 따라 그룹에 대한 지배력도 커질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을 상장하면서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단순화됐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인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 지분이 23.2%로 가장 많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이 지분 7.7%씩을 보유 중이다. 이 부회장은 이밖에  삼성SDS(11.26%), 삼성전자(0.57%), 삼성화재(0.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삼성생명은 이 회장과 제일모직이 4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가적인 지분이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 이 부회장의 재단 이사장 선임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병철 선대 회장이 이건희 회장에게 상속할 당시 사용했던 공익재단 기부 등 세금을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하려는 수단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두 재단이 삼성그룹 지배의 핵심 고리인 삼성생명 등의 지분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두 공익재단의 이사장을 맡기로 한 것은 단순히 사회공헌 문화사업을 총괄하기 위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공익재단을 편법적 승계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사회의 우려는 결코 기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은 "상속세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 없다"며 "앞서 약속한 대로 공익법인을 경영권 승계의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시장이 투명해진 데다 몰래 경영을 승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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