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기자] '삼성 세탁기 파손' 사건을 둘러싼 진실공방에서 결국 삼성전자가 먼저 웃게 됐다. 지난 5개월 동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조성진 LG전자 사장이 삼성전자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결론내리고 조 사장 등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이주형)는 삼성전자 세탁기를 파손한 뒤 제품에 하자가 있는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낸 혐의(재물손괴·명예훼손·업무방해)로 조 사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세탁기 개발담당인 조한기 상무를 재물손괴 혐의로, 홍보담당 전모 전무는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사장과 조 상무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개막 직전 베를린 시내 가전 양판점에서 삼성전자의 크리스탈블루 세탁기 도어 힌지(경첩) 부분을 고의로 파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조 사장이 '세탁기를 고의로 부수지 않았으며 제품 자체에 문제가 있어 손상된 것'이라는 보도자료를 전 전무와 함께 배포한 점에 대해서는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당시 가전매장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국내로 들여온 파손 세탁기를 직접 검증했다. 조 사장을 포함해 목격자와 참고인 등 20여명을 소환 조사하는 한편 여의도 LG전자 본사와 창원 공장 임직원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노트북 등의 내용을 살펴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14일 LG전자 임원들을 수사해달라며 검찰에 고소했다. LG전자도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직원이 세탁기 본체에 충격을 줘서 위조한 증거물을 검찰에 제출했고 조 사장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증거위조 등 혐의로 맞고소하며 파장은 더욱 커졌다.
검찰은 삼성전자 직원의 증거위조 등 혐의에 대해서도 "입증할 증거가 없어 무혐의 처분했다"며 삼성전자의 손을 들어줬다.
36년간 세탁기 기술개발에 전념하며 사업부 사장에 올라 '세탁기 박사'로 불려온 조 사장이 기소되자 LG전자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LG전자 측 변호인은 "글로벌 기업의 사장이 상대회사 직원들까지 지켜보는 앞에서 고의로 손괴를 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있는지 의문이고 이미 독일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했다"면서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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