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구조개혁 '밀실합의'..합의문 채택 "이견없음(?)"
2014-12-23 17:11:58 2014-12-23 17:12:05
[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노사정위가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한 기본 합의문을 23일 공식 채택했지만 정부측 의견에 끌려간 '밀실합의'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중간 중간 소식을 전하지 못해서 대단히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원장 스스로도 비공개로 진행된 합의 과정에 대해부담을 털어내지 못한 것이다.
 
ⓒNews1.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23일 정부 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제87차 본위원회 및 조인식을 열고, 지난 19일 합의문 도출 실패 뒤 비공식 자리에서 합의한 '노동시장 구조개혁 5대 방향'에 '이견 없음'을 밝히고 합의문을 공식 채택했다.
 
이날 회의는 오후 2시께 시작해 30분만에 끝났다. 김대환 위원장의 짤막한 모두발언에 이어 사전에 합의된 안건이 상정됐다. "이견이 있느냐"는 질문에 동의를 내포하는 침묵이 흘렀고,김 위원장은 곧이어 "원안대로 의결됐음을 선포한다"며 합의의 망치를 두드렸다.
 
그는 이어 "미리 배부해드린 심야의견 안건에 서명해 동의를 남겨주시면 저희가 수거하겠다"며 "이것으로 노동시장 구조개선에 대한 기본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대환 위원장 ▲최영기 상임위원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김영배 한국경총 부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최경환 기재부 장관 ▲윤상직 산업부 장관 ▲이기권 고용부 장관 ▲김태기 단국대 교수 ▲김정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장 등 10명의 위원은 미리 준비된 안건에 서명했다.
 
지난 19일 5차례에 걸친 정회와 10시간 가까운 진통 끝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이들이 어떻게 몇일 새 전향적으로 만장일치에 도달하게 됐는지, 합의 과정은 모두 생략됐다.
 
더구나 노사정위는 바쁜 국무위원들을 배려한다며,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 김영배 한국경총 부회장과 최경환 부총리, 이기권 장관 등 4명 위원을 제외한 다른 위원들에게는 소회 소감도 묻지 않은채 조인식을 거행했다.
 
김대환 위원장은 이기권 장관의 각오 발언 뒤 "국무위원들께서 바쁘셔서 말씀을 다 소화하지 못해 유감"이라며 "이상으로 제 87차 본회의를 마치겠다"며 본회의를 졸속으로 끝냈다.
 
그러나 이날 합의문 채택 소감을 밝힌 4명의 위원들도 세부 안건들에 대해서는 이견을 비쳐 앞으로 더 큰 난항이 예상된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정부가 언론을 통해 일방적으로 노동정책을 발표해 상당히 어려움을 겪어 왔다"며 "비정규직 종합대책 등 저희와 논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진행하면 앞으로 한국노총이 사회적대화에 참여할 의미가 없다"고 결과에 대해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김영배 부회장은 "우여곡절 끝에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서 노사정위 합의를 이뤄낸데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면서도 "오늘 담은 합의내용은 궤적일뿐 세세한 내용은 아니다"고 말해 평가를 애써 절하했다.
 
반면 최경환 부총리는 "노사정위에서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서 합의한 것은 매우 역사적인 일"이라며 "이 합의를 토대로 우리나라도 네덜란드의 바스나르 협약같은 대타협의 길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사 모두가 모두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양보하고 타협하면 못 이룰 것도 없다"면서 "정부도 사회안전망 확충 등 필요한 지원을 아낌 없이 하겠다"며 "훗날 오늘 합의를 토대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렸다는 평가를 받게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기권 장관은 "이번 합의문 채택이 국민들께 작은 희망을 주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면서도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정부가 노사와 머리를 맞대고 최종안을 만든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면서 "3개월간 이번 합의된 큰 틀 안에서 계속된 합의를 이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노사정위에 참석하지 않고 있는  민주노총측은 이번 합의문 채택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했다. 민주노총은 "원인과 책임의 균형을 잃은 합의"라며 "채택된 '노동시장 구조개선의 원칙과 방향'은 노동시장 구조개악 추진을 위한 정치적 발판이자 올가미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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