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기자] 지난 8월 부동산 규제인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조치가 시행된 이후 생활자금용 추가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은행권 대출 여력이 확대되면서 비은행권 고객의 비우량 차주가 은행에 유입돼 은행 건전성 리스크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비은행권은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 유출로 건전성 저하가 우려된다.
1일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주택금융규제 완화, 그 효과는?'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은 주택금융규제완화 이후 주택담보대출이 상당폭 증가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주최한 '주택금융규제 완화, 그 효과는?'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사진=김하늬기자)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규제완화 이후인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 동안 추가로 대출을 확대한 주택담보대출자는 기존 3만8000명에서 5만2000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규제완화 이후 기존 부채의 전환 등 부채구조의 개선이나 신규주택 구입 목적보다는 기존 주택을 담보로 한 추가대출 목적의 대출금액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완화로 대출여력이 증가하자 주택담보대출을 추가로 확대해 생활자금이나 사업자금으로 활용했다"며 "특히 추가대출자중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서 은행과 비은행권 모두 리스크 증가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규제완화 이후 비은행에서 넘어서 신규 은행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신용도가 낮아지고 있어 비우량 차주의 유입이 지속되면 은행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은행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우량했던 고객들이 은행으로 유출되면서 건전성이 약화되는 상황이다. 또 비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되자 부실위험이 높은 신용대출 확대에 나서면서 리스크가 커질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장민 연구위원은 "일단 3개월 정도 추이를 보면 규제완화 이후 주택매매거래량과 주택담보대출이 늘고있 다"며 "주택담보대출의 추가용도가 기존 의도와 다른 행태로 나타나고, 금융업권의 대출 건전성도 저하될 가능성이 있어 기조적인 개선 여부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양병권 금융위원회 사무관은 "규제완화 이후 차주 입장에서는 은행권 접근이 가능해졌고 금리가 낮아졌는데 비은행권의 경우 관계형 신용대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는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 설명했다.
김영식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주택금융규제 완화에 따른 소비심리에 주목했다. 그는 "LTV·DTI 규제완화로 인한 주택가격 상승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중산층의 소득증대와 향후 경제여건 불확실성 해소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의 한국은행 조기경보팀 팀장은 "가계부채 구조개선이 돼가는 과정에서 경기가 개선될 수 있다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하다"며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소득 증가로 증가할 수 있다면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조금 더 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인 KCB연구소 소장은 “규제완화 이후 1인당 대출금액이 크게 늘었는데 앞으로 규제를 강화하지 않는한 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거시경제 변동에 따라 취약계층에 나쁜 영향이 클 수 있어 스트레스 테스트를 체계화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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