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위중 여부 두고 의사들 소견 엇갈려
2014-05-13 17:00:57 2014-05-13 17:05:20
[뉴스토마토 정기종·임애신기자] 이건희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지 사흘째에 접어들면서 그의 건강을 둘러싼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13일 오전 2시쯤 의식 회복 여부가 판가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예상과 달리 아직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
 
삼성서울병원은 이날 "심장 기능과 뇌파가 안정적"이라며 "상태가 안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 치료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 치료에는 진정제가 쓰이기 때문에 의식을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입원해 있는 삼성서울병원ⓒNews1
 
저체온 치료가 지난 11일 오전 2시에 시작됐기 때문에 당초 이 회장의 치료는 이날 오전 2시 끝날 것으로 관측됐다.
 
이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전무)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저체온 요법은)기본적으로 48시간 동안 하는 치료"라며 "첫 24시간은 정상 체온보다 낮게 한 후 그 다음 24시간 동안은 정상 체온으로 서서히 끌어올린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곧 의식 회복 시기를 짐작케 했다.
 
하지만 의료진은 진정제 등을 투여해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진정 치료를 지속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회장의 의식 회복을 서두르는 것보다 여러 변수를 고려해 일정 기간 진정 치료를 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진정 치료를 지속하는 것을 둘러싸고 의료계에서는 이 회장의 상태에 대한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과대학 교수는 "저체온 치료나 진정 치료는 옛날 치료법"이라며 "그 자체로 위험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는 생존을 위한 최후의 수단이지만 생존률이 높지 않다"면서 "사실상 연명을 위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상충되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전문의는 "전혀 그렇지 않다"며 "오히려 회복 경과가 좋다는 신호"라고 일축했다. 이론적으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저체온 치료를 받으면서도 에크모를 제거했다는 것은 심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뇌손상 여부다. 한 전문의는 "저체온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예후가 상당히 좋다는 방증"이라며 "심장은 잘 넘어간 것으로 판단되지만 문제는 뇌 쪽"이라고 말했다.
 
뇌 손상을 여부를 판가름 할 수 있는 키는 심장이 얼마 동안 정지해 있었느냐다. 하지만 현재 정확한 시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만약 심박 정지가 온 시점이 순천향대병원에 도착했을 때라면 심박정지 시간이 짧기 때문에 뇌손상 정도도 미미하지만, 병원에 오기 전부터 멈췄으면 심각한 상태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학병원 의사는 "뇌파나 자가호흡 등 생체 징후 자체로는 큰 의미가 없다"며 "안정 상태로 회복된 이후에도 뇌 손상 정도가 심각하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거나 회복한 이후에도 정상 생활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처럼 이 회장의 건강 상태에 대한 의료계 관계자들의 소견이 갈리고 있지만, 일주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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