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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대출채권 거래 급증..美 당국, 조사 착수
2014-03-25 16:30:25 2014-03-25 16:34:43
[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월가에서 급증하고 있는 대출채권 거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EC는 대출채권 거래가 월가의 불법적인 리스크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보고 다수의 거래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대출담보부증권(CLO) 거래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대출채권을 한데 묶어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CLO는 저신용 회사채를 기초로 해 리스크가 크지만 우량 채권 투자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DB)
S&P캐피털IQ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급감했던 CLO 거래는 지난해 830억달러까지 증가하며 2007년 당시의 수준을 회복했다. 올들어 지금까지 발행된 CLO만 205억달러에 이른다.
 
SEC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CLO 거래 급증이 금융위기 당시 문제가 됐던 부채담보부증권(CDO) 판매와 비슷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CDO는 모기지대출과 신용도가 낮은 대출채권을 묶어 발행한 것으로 불완전 판매 등의 문제로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바 있다.
 
CLO나 CDO처럼 복잡한 자산을 바탕으로 하는 거래는 대규모의 자금을 끌어들이면서도 가격의 투명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불법적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 SEC는 일부 월가 은행이 부실자산을 장부에서 소멸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CLO 거래등을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SEC는 이와 별도로 월가 은행들의 CLO 판매 적정성에 대한 점검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LO는 대부분 비공개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는 데다 가격도 발행자와 매입자간 사적으로 결정되고 있다.
 
이 밖에도 SEC는 바클레이즈와 씨티그룹, 도이치뱅크,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스코틀랜드왕립은행, UBS 등 대형 은행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담보 채권 거래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지난 몇년간 금융위기의 책임을 묻는 법적 공방에 시달려왔던 은행들이 또 다시 법률상 문제를 맞닥뜨리게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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