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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캐나다 FTA 타결..자동차 받고 쇠고기 넘긴 격?
2014-03-11 14:30:00 2014-03-11 14:30:00
[뉴스토마토 최병호기자] 우리나라와 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3년안에 관세가 철폐되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이 FTA의 수혜대상으로 꼽히지만 쇠고기 등 농축산 분야는 피해가 우려된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윤상직 산업부 장관과 에드 패스트(Ed Fast) 캐나다 통상장관이 양국 통상장관회담을 열고 한-캐나다 FTA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우리측 수석대표로 캐나다와의 통상장관회담에 참석한 최경림 산업부 통상차관보는 "두나라는 10년 안에 수출액과 교역품 기준 97% 이상에서 관세를 없앨 것"이라며 "상품과 원산지, 통관, 금융, 정부조달, 서비스·투자, 무역구제 등에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FTA 발효 후 캐나다는 수입액을 기준으로 98.4%, 우리나라는 97.5%에 대해 관세를 10년 안에 없애고, 품목 수 기준으로는 두나라가 97.5%에서 관세를 철폐한다.
 
이 가운데 특히 우리나라의 對캐나다 자동차 수출이 큰 이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기준 국산 자동차의 캐나다 수출규모는 22억3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42.8%를 차지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12% 수준이다.
 
이에 자동차 관세가 3년에 철폐될 경우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는 미국, 멕시코 업체와 동등한 지위를 갖게 되며, 아직 캐나다와 FTA를 맺지 않은 유럽연합(EU)이나 일본보다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게 된다.
 
또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관세 3년~5년 내 폐지)을 비롯 섬유(관세 3년 내 폐지), 자동차 부품(관세 3년~5년 내 폐지) 등도 수출확대와 업황개선이 기대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세계 최대의 낙농국인 호주와 FTA를 타결한 후 캐나다와도 FTA를 맺은 만큼 쇠고기 등 농산물은 피해가 예상된다.
 
최 통상차관보는 "전체 농산물의 18.8%(282개 품목)는 양허에서 빼거나 10년 초과 관세철폐 대상으로 두는 등 예외취급했고, 한-미·EU FTA보다 보수적으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쇠고기(15년)와 돼지고기(5년/3년) 등 20개 품목은 세이프가드를 설정했다.
 
산업부는 아울러 한-캐나다 FTA 타결 후에는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등과 부처 간 협의를 통해 피해 분야에 대한 국내 대책을 세우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할 계획.
 
하지만 오는 2030년이면 국내 수입 쇠고기 시장의 95.8%를 차지하는 호주산(56.9%)과 미국산(38.9%) 쇠고기가 물밀 듯이 들어올 예정인 데다 캐나다와의 세이프가드 조항이 영구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점에서 농산물 시장 잠식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관계자는 "정부는 한-호주 FTA 때도 한-미 FTA보다 좋은 조건으로 협의했다고 말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소리"라며 "세이프가드는 농업보호에 별로 도움도 안 되고 공청회도 없이 졸속으로 FTA를 추진한다"고 지적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이번 협상 결과에 근거해 피해 영향 분석과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현재 축산 강국인 호주, 캐나다와 연이어 FTA를 맺었고 앞으로 TPP에 참여할 가능성도 큰 만큼 축산물 수입 증가에 대비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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