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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투證 매각, 예비입찰 임박..치열한 '각축전' 예상
2013-10-14 17:48:17 2013-10-14 17:52:03
[뉴스토마토 박수연기자] 우리투자증권(005940) 매각의 예비입찰 마감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인수후보들 간의 물밑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NH농협지주와 KB금융(105560)의 2파전으로 좁혀질 것이라는 기존 예상과 달리 중소형사들과 사모펀드들까지 가세해 인수 의지를 나타내면서, 입찰 마감까지 치열한 각축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 등 1+3 패키지 형식으로 매각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입찰접수 마감일은 오는 21일이다.
 
◇두 '임 회장'의 한판 격돌 예상
 
지난 8월 우리투자증권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오자 NH농협지주와 KB금융은 기다렸다는 듯 인수후보자 '투톱'으로 나섰다.
 
두 지주사는 인수자금 마련, 패키지 인수 여부 등 방법과 관련한 구체화된 틀은 아직 마련하지 않았지만 각 사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두 달 가까이 인수 의지를 강하게 피력해왔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우리아비바생명,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을 묶은 '1+3' 패키지 방식을 검토 중"이라며 "M&A를 통한 수익구조 다변화, 시너지 확보 등을 위해 우투증권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역시 최근 "자금조달 능력을 고려할 때 KB가 인수하는 것이 우투증권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1+3' 패키지 방식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제휴해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본적으로 두 지주사는 은행 비율이 80%에 육박한다. 상대적으로 비(非)은행 분야에 취약한 편이다 보니 현재 증권업계 자기자본 2위인 우투증권을 인수할 경우 단숨에 증권업계 1위로 도약하게 된다. 두 지주사에게 우투증권은 향후 시너지 효과 창출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물건'인 셈이다.
 
김고은 아이엠 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투자증권의 규모를 감안했을 때 사실상 대형사가 가져가기에 제일 좋은 매물"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서도 KB금융지주가 인수자로 가장 유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판단했다.
 
(사진=뉴스토마토DB)
 
◇대신證·외국계 사모펀드까지 '가세'
 
두 대형 지주사와 더불어 대신증권(003540)과 미국·중국 투자자들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PEF)들도 속속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14일 대신증권은 우리투자증권 인수전 참여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대신증권은 오는 21일 우리금융지주 증권계열자회사(우리투자증권) 매각절차 참여를 위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부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우리투자증권 인수 작업을 검토해왔다. 자산규모는 NH와 KB에 비해 작지만, 증권쪽에서는 투자은행(IB)와 자산관리(WM)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우투증권을 인수할 경우 다른 지주사에 비해 충분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평가다.
 
외국계 사모펀드도 인수전에 가세하고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중국국부펀드 중국투자공사(CIC) 역시 투자자문사 파인스트리트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우투증권 인수를 논의 중이다.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과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 부회장이 설립한 파인스트리트는 현재 미국 사모펀드인 JC플라워까지 끌어들여 인수전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업 관계자들은 이같은 외국계 사모펀드가 한국시장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 이번 인수전 뿐 아니라 국내 증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예상가 최대 2조..패키지 매각 걸림돌은 '아비바생명'?
 
증권가에서는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 예상가격을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매각가격은 시장 예상치인 주가순자산비율(PBR) 0.6~0.8배를 상회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예비입찰이 마감되면 우리투자증권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점차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매각 예상가 자체보다는 패키지매각인지 분리매각인지 여부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매력도가 떨어지는 회사들을 함께 묶어 파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하지만 예비 인수자들은 매물로서 충분한 기업가치가 있는 우리투자증권을 제외한 우리아비바생명과 우리자산운용, 우리저축은행 등이 실제 가치보다 과평가됐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실제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매년 실적이 하향되고 있다. 자기자본 규모와 적정성 여부에서도 좋은 평가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6월 기준 지급여력비율(RBC) 기준에서 우리아비바생명의 RBC는 154.6%로 생보업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자금 운용 규모가 큰 인수자들이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에도 부진한 계열사에 지속적인 자금 수혈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산이 빠듯한 회사로서는 인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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