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회장 항소심 징역 4년, 최재원 부회장 징역 3년6월(종합)
재판부 "김원홍·최태원·최재원이 같이 범행 주도"
법정구속 최 부회장 "도망가지 않겠다"에 "이해해달라" 구속집행
2013-09-27 16:36:24 2013-09-27 16:48:06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회삿돈 46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동생 최재원 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6월이 선고됐다. 최 부회장은 법정구속됐다.
 
27일 서울고법 형사합의4부(재판장 문용선)는 특가법상 횡령혐의로 기소된 최 회장 형제에 대해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최 회장 형제와 공모해 횡령한 SK임원 장모 전무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을,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최태원 최재원에게 공통된 부분으로  기업이 사회속에 미치는 영향은 물론 중대한 위치에 있으므로 기업과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 중요하다"며 "계열사는 독립된 법인을 가진 주체로서, 최고 경영자는 개별 회사에 대한 책임을 갖고 다수의 이해관계인들의 의사에 부합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이같은 기업 윤리를 도외시하고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을 무시한 채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사적인 이익 추구할 경우 경영을 위태롭게 하고 다수의 이해괸계인들에게 피해를 입히며 신뢰를 저해함으로써 경제질서를 위태롭게 했으므로 엄정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같은 점에 비춰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사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펀드를 출자하게 하는 방법으로 자금 동원하게 한 최 형제의 비난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판시했다.
 
이어 "SK 계열사로서는 펀드에 대한 충분한 검토도 안하고 이로 인해 다수 인해관계인듯의 몫이어야 할 주식회사 자금이 투명한 검증 없이 비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유출돼 피해를 입었다"며  "이러한 점에서 펀드 출자금 중 김원홍에게 송금된 450억원이 반환됐다고 하더라도 범행으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기업인으로서 정상적인 경영을 해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최 회장 형제는 무속인 출신의 김원홍이 마치 신통력을 발휘해 막대한 자금 얻을 수 있는 것처럼 계속 투자해 이번 사건이 비롯된 것"이라며  "최 회장 형제는 자신들의 탐욕스러운 욕망 충족시키기 위해 계열사 돈을 투입한 것으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계획적이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데다가 재판과정에서도 펀드 출자 경위 등에 대해 위증한 SK 관계자들의 행위는 피고인들의 명시적 묵시적 지시에 의한 것으로 보여 불리한 양형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인들과 SK관계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진실과 거짓을 넘나들면서 수사기관과 법원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여왔다"며 "이런 태도는 과연 기본적인 규범의식 있는지, 법보다 자신이 가진 힘이 더 위에 있다고 생각하는건 아니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최태원은 횡령할 목적으로 계열사를 동원해서 불필요한 펀드에 선지급하게 했다"며 "이런 계열사 선지급은 피고인 최태원의 결정적 지시가 있었기 가능했던 것이고. 그같은 지시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범행의 주도적인 책임은 김원홍과 피고인 최태원, 최재원에게 있다"고 강조한 뒤 "피고인 김준홍은 피고인 최태원 형제와 공모해서 김원홍에게 횡령할 목적으로 송금했고 개인적으로도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베넥스의 자금을 횡령한 것이 인정된다"면서도 " 베넥스는 사실상 1인 회사였던 점, 범행원인은 김원홍이나 피고인 최태원, 최재원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집행유예 선고 배경을 설명했다.
 
재판부는 선고 말미에 "양형에 있어서 많은 고민을 했다"며 "혹자들은 재판장이 법정에서 꼭 그런말을 해야 하느냐 하지만. 이 법원이 고민한 이야기만 했다고 생각한다. 이 법원이 실체적 진실을 밝혀서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밝히고 적절한 양형을 하는 재판의 목적을 달성하려 노력했고 그런 과정에서 적확한 양형 사정에 맞춰 양형을 적용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선고가 끝난 뒤 최 부회장은 재판부를 향해 "저는 송금 지시를 하지 않았다. 이 일을 안것도 검찰 수사 당시 알았다"며 "도망가진 않겠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법정구속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 이해해달라"며 법정 경위들에게 최 부회장의 구속집행을 지시했다.
 
앞서 최 회장은 SK그룹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800억원 가운데 497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또 그룹 각 계열사 임원들에게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보다 많은 성과급을 지급한 뒤 이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139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심은 최 회장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으나, 동생인 최 부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지난 3일 결심공판에서 최 회장에게 징역 6년을, 최 부회장에게는 징역 5년을 각각 구형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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