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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프로' 뒤늦은 확대 출시..3위의 숙명
2013-07-17 17:44:26 2013-07-17 17:47:32
[뉴스토마토 최승환기자] LG전자(066570)가 '옵티머스G 프로'를 출시한 지 5개월만에 해외 40여개국으로 판매 확대에 나섰지만 이미 시기를 놓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약점으로 지적돼 온 전략적 판단 실수가 또 한 번 재연됐다는 지적 속에 3위의 숙명적 한계라는 토로도 나오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되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5개월은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게다가 후속작인 'G2'가 내달 출시를 앞두고 있어 옵티머스G 프로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식을 가능성도 크다.
 
LG전자는 지난 16일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올 3분기 내에 유럽,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중동 등 약 40개국으로 옵티머스G 프로를 확대 출시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005930)가 지난 4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4'를 전세계 60개국에 동시 출시한 이후 순차적으로 전세계 155개국, 327개 통신사업자로 빠르게 판매처를 늘려간 것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LG전자가 출시 5개월만에야 판매 확대에 나서게 된 데는 무엇보다 선두권 업체 대비 떨어지는 영업망과 마케팅 역량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스마트폰은 TV와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달리 통신사를 통해 대부분 유통이 이뤄지기 때문에 통신사와의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경우 통신사와의 협의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데, LG전자의 경우 아직까지 세계시장에서 인지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국내와 북미 등 시장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제야 비로소 판매 확대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 시리즈의 성공으로 1위 제조사로 올라선 뒤 전 세계 통신사를 아우르는 영업망을 구축했기 때문에 빠르게 출시국가를 늘려나갈 수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옵티머스G 프로의 뒤늦은 확대 출시가 판매량 증가로 직결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주요 스마트폰 시장 중 하나인 유럽의 경우, 국내 시장과 달리 삼성과 애플뿐만 아니라 소니, HTC, 노키아 등 경쟁자가 대거 포진하고 있고 LG전자에 대한 인지도도 선두권 업체들과는 거리가 멀다.
 
증권가에 따르면 2분기 LG전자가 옵티머스G, 옵티머스G 프로에 힘입어 200~250만대의 판매고를 기록했지만 전체 물량의 70%가 국내시장에서 소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옵티머스G가 지난 2월부터 유럽 시장에 진출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LG전자의 뒤늦은 마케팅 공세가 영업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오는 8월에 출시되는 G2의 홍보와 옵티머스G 프로의 마케팅을 동시에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하반기 실적에 악영향을 가할 수 있다.
 
하반기 출시될 경쟁작들에 비해 떨어지는 옵티머스G 프로의 스펙 또한 판매량 증가에 발목을 잡을 수 있다. G2를 포함해 하반기 출시될 대작들은 기본적으로 '스냅드래곤 800', '3G 램' 등 옵티머스G 프로보다 한 단계 앞선 스펙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천영환 IM투자증권 연구원은 "옵티머스G 프로와 G2가 동시에 주목을 받기 힘들기 때문에 마케팅 비용이 비효율적으로 집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MC사업부의 마진률 축소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집중할 수 있는 시장에서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며 "전작인 옵티머스G와 같이 당초 계획대로 출시지역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옵티머스G, 넥서스4 등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내놓고도 시기를 잘못 저울질한 전략적 실수의 전철이 또 다시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또 하반기 LG전자 실적을 좌우할 G2의 경우, 고가 하이엔트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폰5S, 갤럭시노트3 등 쟁쟁한 대작들과 승부가 되겠느냐는 비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출시 시기에 대한 문제는, 그리고 통신사와의 뒤늦은 협의로 인한 대기수요 등의 침체는 업계 3위로서 감내해야 하는 숙명과도 같다. LG전자가 넘어야 할 산인 셈이다.
 
◇LG전자의 '옵티머스 G 프로'. (사진제공=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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