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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가족 네이버·한게임..리스크 요인은?(종합)
2013-06-28 14:58:07 2013-06-28 15:00:57
[뉴스토마토 최준호기자] 네이버와 한게임이 13년간의 동거를 끝내고, 한지붕 두가족으로 각자의 길을 걸어간다.
 
28일 NHN은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NHN과 한게임의 분할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NHN은 오는 8월 1일 네이버 사업부문을 주사업으로 하는 네이버 주식회사와 게임 사업을 진행하는 NHN엔터테인먼트 주식회사(이하 NHN엔터)로 분할된다.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 기업인 NHN은 이번 분할을 위해 7월 30일부터 약 한 달간 주식 거래가 중지되며, 네이버 주식회사와 NHN엔터는 8월 말에 각각 변경상장·재상장될 예정이다. 분할 비율은 네이버 주식회사가 68.5%, NHN엔터가 31.5% 이다.
 
모바일 시대를 맞아 신사업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각각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와 ‘웹보드게임 규제 이슈’라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는 전망이다.
 
◇네이버 주식회사..’공정위’ 파도 넘고, ‘라인’ 성장성 확보해야
 
NHN이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PC 기반 부문이 사양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존속법인인 네이버 주식회사의 향후 기업가치는 스마트폰 메신저 ‘라인’ 등 모바일 사업의 성패에 달려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현재 스마트폰 메신저 라인의 가입자수는 1억7000만명 수준으로 올 연말까지 3억명, 내년에는 5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라인의 올해 매출이 3000억~400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NHN 전체매출 2조3893억원 대비 15%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NHN의 핵심 성장 동력인 ‘라인’이 계속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이미 주도권을 장악한 일본 시장을 넘어, 하반기 마케팅을 집중할 것으로 보이는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실적이 충분히 뒷받침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설되는 네이버 주식회사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처벌 수위가 꼽힌다.
 
NHN의 검색시장 점유율은 70%이상이며 디스플레이 광고 시장점유율도 50% 수준으로, 공정위는 NHN 본사를 비롯해 핵심 자회사까지 모두 현장조사를 마치고 결과 발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김상헌 NHN 대표가 "독점의 폐해는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때 거론할 수 있는 것인데 오히려 현재 상황은 반대"라며 "기획사나 쇼핑몰 등 중소업자들은 상품을 노출시킬 수 있는 공간이 더 마련돼 사회 전체 편익도 올라갔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던 만큼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분당 NHN 본사 그린팩토리(왼쪽)와 NHN의 임시주주총회 현장(사진 = 최준호 기자)
 
◇신생 NHN엔터테인먼트..’웹보드’ 굴레 벗을 수 있나?
 
라인이라는 비교적 명확한 성장동력을 확보한 네이버 주식회사에 비해 분할 신설되는 NHN엔터는 ‘웹보드 게임 규제’라는 악재가 더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NHN에 따르면 지난해 NHN의 온라인 게임부분 총 매출은 6080억원이었으며, 게임업계에서는 이중 온라인 고스톱·포커 게임(이하 웹보드 게임)매출이 50% 수준인 3000억원 가량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사행적 운영을 차단하고 선량한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입법예고 기간을 거친 후 8월말 규제개혁위원회와 법제처 심사를 거칠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신설되는 NHN엔터의 주식이 재상장되는 기간과 겹치며, 향후 기업 가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NHN 분할 이후 NHN엔터테인먼트는 호재보다 악재가 더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며 “모바일 게임 분야에서 확실한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게임의 웹보드 게임 '신맞고'(사진=한게임 홈페이지)
 
이 같은 상황에서 NHN엔터(現한게임)는 소프트맥스가 개발한 TCG ‘이너월드’, 룰더스카이의 핵심 개발자들이 모여 만든 이노스파크의 SNG ‘매직 킹덤(가칭)’을 올 여름 출시하는 등 모바일 게임 사업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게임 개발 인력도 꾸준히 늘려 현재는 600여명의 본사 개발인력을 확보했으며, 모바일 게임 개발 자회사인 오렌지크루의 개발인력도 100여명에 육박하고 있다.
 
또 서비스 시작 한 달이 넘은 액션 MORPG 게임 '던전 스트라이커'의 매출이 순조롭게 증가하고 있으며, 올초 서비스를 시작한 '크리티카'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등 온라인 게임 퍼블리싱 사업도 예년대비 순항하고 있다.
 
김상헌 대표는 주주총회 이후 “이번 사업 부문 분할을 통해 포털과 게임이 각각 더욱 전문성을 확보해 글로벌 시대에 기민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며, “NHN은 오는 31일까지 분할 준비를 철저히 마치고, 다음달 1일부터 각 사업부문에서 보다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하며,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시장에서 새로운 역사를 기록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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