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CP 규제 후 전자단기사채로 몰린다
2013-06-18 16:53:12 2013-06-18 16:56:17
[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업어음(CP)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업들의 전통적인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CP에서 전자단기사채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 것.
 
(사진=뉴스토마토)
 
18일 한국예탁결제원(예탁원)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전자단기사채의 누적 발행량은 2조436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누적 발행량 2조원 돌파 이후 3일 만에 300억원에 달하는 전자단기사채가 추가로 발행됐다.
 
반면, CP 발행은 급감하는 추세다. 올해 초부터 지난 4월까지 월평균 49조1778억원에 달하던 CP 발행은 지난달 35조7718억원으로 4분의 1 이상 줄었다.
 
전자단기사채란 기업이 단기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을 말한다. 종이가 아닌 전자 방식으로 발행되는 일종의 회사채로 CP에 비해 투명하고, 위조·변조 등의 위험이 없는데다 발행정보의 공시의무가 부여돼 투자자 보호가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
 
지난 1월15일 제도 시행 직후 한국증권금융 15일물 100억 원어치가 발행된 이후 2~3월 발행이 전무하면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전자단기사채는 지난 4월 7일물 이내가 300억원, 30일물 이내가 10억원 규모로 발행된 데 이어 지난달에는 7일물 이내 1200억원, 30일물 이내 210억원, 60일물 이내 1560억원, 3개월물 이내 6700억원이 각각 발행됐다.
 
한국증권금융을 시작으로 대신증권(003540), 동양레저, 메리츠종금증권(008560), 삼성카드(029780), 현대카드 등 지금까지 총 32개사가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기존 CP에서 전자단기사채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는데에는 금융당국이 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크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5월부터 증권사들의 건전성 강화를 이유로 월평균 콜머니 잔액한도를 자기자본의 25%로 규제하고, 6월까지 초과분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도록 규제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콜머니 대신 회사채와 CP 발행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해 웅진홀딩스의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올해 STX팬오션도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국내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금융당국이 CP 발행 요건마저 강화하면서 기업들이 올 초 시행된 전자단기사채로 단기자금 조달 창구를 변경한 것.
 
김승철 현대증권 채권마케팅부장은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가 CP에서 전자단기사채로 옮겨진 가장 큰 요인은 금융당국의 정책"이라며 "신고서 제한 등 CP 발행에 각종 규제를 둬 기업들의 전자단기사채 발행을 유도했다"고 진단했다.
 
김 부장은 이어 "유통 구조의 폐쇄성과 사모의 성격, LIG건설의 선례 등 CP는 투명성이 떨어지는데다 투자자 보호에 약한 측면이 있었다"며 "반면, 전자단기사채는 권종의 제한이 없어 불특정 다수가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등 유통에서의 편리성과 투자자 보호가 부각됐다"고 덧붙였다.
 
예탁원 관계자 역시 "전자단기사채의 발행이 증가하는 것은 제도 활성화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력한 의지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향후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 창구로서 전자단기사채의 입지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지속되면서 CP 발행 절차가 복잡해진데다 기업들이 전자단기사채 유통과 관련된 전산 개발에 나서고 있기 때문.
 
김 부장은 "전자단기사채의 급선무는 유통"이라며 "증권사에 이어 많은 운용사가 전자단기사채 유통과 관련된 전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전자단시사채 발행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예탁원 관계자도 "시장관계자가 제도의 안정성과 편의성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향후 CP를 대신해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점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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