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네일 아트?'..이런 생각이라면 그건 '편견'
하지환 루미가넷 실장 "네일아트 뷰티산업 견인"
2013-05-02 15:30:50 2013-05-02 15:56:04
[뉴스토마토 김희주기자] "남자 손님이 오면 서로 곤란하죠."
 
하지환(29) 루미가넷 실장이 남자 네일 아티스트로서 곤란한 상황이 무엇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웃으며 한 말이다.
 
그는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를 뜻하는 '그루밍족'이 증가하면서 실제로 매장에 손톱을 손질하러 오는 남성 고객이 증가하고 있고, 더불어 남성들의 네일 아티스트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방영된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밴드그룹 FT아일랜드의 이홍기가 취미생활로 손톱 관리를 한다고 밝히며 9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네일 아트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오는 3일 MBC퀸을 통해 방영되는 드라마 '네일샵 파리스'도 꽃미남 네일 아티스트를 소재로 스토리가 전개돼 남성 네일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6년 전 네일 업계에 발을 들인 그는 현재 국내 네일 유통 및 살롱 규모 1위 기업 루미가넷의 서울본원 아카데미 실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처음엔 학원에서 취미 삼아 기술을 배웠지만 작은 손톱 위 무한한 아트의 세계에 빠져 부모님의 반대에도 정식 직업으로 삼게 됐다. 남다른(?) 호기심이 천직을 갖게 해준 셈이다.
 
현재 네일 아트 관련 국가 인증 제도가 없어 네일숍을 직접 운영하기 위해서는 미용 면허를 취득해야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를 업으로 삼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최근 무척 늘었다.
 
◇네일 아티스트의 자질은 '기술'보다 '말발'
 
하 실장은 "남성 네일 아티스트 대부분은 처음 헤어나 메이크업 등에 관심을 두고 미용일을 하다가 매력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자격증 없이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있지만 뷰티 업계의 특성상 초반에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남성들에게는 특히 인내심을 요하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여성 고객들이 남성 아티스트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여성 아티스트보다 더 편하다고 여기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네일 아티스트는 고객을 1시간 이상 독대해야 하기 때문에 말주변이 없거나 낯을 심하게 가리는 사람은 오히려 고객을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환 실장은 고객의 손을 관리하는 동안 주로 고객의 연애상담을 한다.
 
하 실장은 "초반에는 남성 아티스트를 불편해 하지만 대부분 다시 찾아온다"며 "일부러 연애상담을 하러 오는 고객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처음 만나는 고객과의 대화를 친근하게 이어나가는 것이 화려한 기술보다 고객의 마음을 빨리 여는 방법"이라며, 자신만의 노하우는 "기술보다 말주변"이라고 귀띔했다.
 
◇남성 네일 아티스트로서 불편한 점도
 
여름에는 페디큐어가 숍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발 관리에 신경 쓰는 여성 고객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여성들은 손보다 발을 더 화려하게 꾸미는 경향이 있고, 발 노출이 잦은 여름에는 각질제거도 주기적으로 한다.
 
그러나 짧은 하의나 치마를 입고 오는 고객이 많아 시선처리가 어렵고, 고객들이 불편해한다는 지적이 있어 남성 아티스트들은 페디큐어 서비스는 직접 하지 못하는 애로사항이 있다.
 
남성 네일 아티스트를 동성애자로 오인하는 손님들도 많다.
 
섬세한 손놀림과 화려한 말재주, 여성 고객과의 공감대 형성 등 네일 아티스트가 보여주는 모습에는 '네일 아티스트는 여성스러운 사람'이라는 편견을 가질만한 요소들이 분명 있다.
 
그는 "실제로 동성애자인 아티스트가 다른 직종에 비해서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묻지도 않고 확신하는 사회적인 시각에 불편해하는 아티스트들도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환 실장이 작업한 네일 아트. (사진제공=하지환 실장)
 
◇한국 남성 네일 아티스트는 아직 걸음마도 안 떼
 
일본에는 '옴므 네일 아트'라는 세부 장르가 있을 정도로 남성들도 네일 아트를 받는 것이 일반화됐다.
 
옴므 네일 아트는 여성의 것과는 달리 한 손가락만 포인트로 꾸미는 것이 특징이고 해골 모양 등 남성성을 상징하는 무늬로 장식해 일종의 악세서리로 활용된다.
 
그만큼 남성 네일 아티스트도 일반화돼 있어 '아티스트' 자체로 인정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안착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미용 전문대학교의 뷰티학과 학생들 중 남자는 5~10%에 불과하고, 그 중에서도 네일 아트를 전공하는 사람은 더 적다.
 
네일 아트를 하는 남자를 '별종'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이 일부 남성들이 가진 재주나 관심을 매장시키기도 한다.
 
하 실장은 "뷰티 산업이 화장품 산업보다 더 큰 시장 잠재력을 가졌다"며 "특히 뷰티 산업의 성장을 이끄는 것이 바로 ‘네일 아트’인 만큼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기업들이 네일 시장에 진출하는 등의 움직임을 볼 때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네일 아트가 우리나라에서도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