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지난 대선에서 주요 직책을 맡았던 주요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는 대선 과정에 대한 자체 백서를 만들어 "사실을 소상히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
문재인 후보 대선캠프에서 각각 기획본부장·비서실장·상황실장을 역임했던 이목희·노영민·홍영표 의원은 10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사실과 전혀 관계없는 가공에 근거한"·"대선 과정에 대해 알 수 없는 사람들이 평가한"·"모래와 쌀이 섞인" 보고서라고 맹비난했다.
이목희 의원은 "제대로 분석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보고서를 평가절하했다. 또 "현상과 본질, 기본 문제와 주요 문제, 주요 측면과 부차적 측면을 가려내지 못한 특정한 정치적 편향 속에서 자료를 모으고 분석해 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의 평가서"라고 주장했다.
노영민 의원도 "전날 대선평가보고서를 처음 접하고 '편견에 기초한 보고서'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팩트가 나와있고 팩트가 생긴 배경을 전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애써 추측으로 무시한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도 "한상진 교수와 김재홍 간사 그리고 한상진 교수의 제자들인 두명의 평가 위원들이 결론을 만든 후 진행한 짜맞춘 보고서"라며 "밀실에서 음모적으로 진행된 평가보고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평가보고서 속 열거된 사례를 들어가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의원은 보고서에서 "충청도·50대·저소득층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는 지적에 대해 "홍종학 의원이 낸 소수의견서에도 나왔듯이 회의때마다 충청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50대가 어렵다는 것을 말했고 저소득층 얘기도 누누히 강조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우리가 이 문제를 잘못했다는 것은 맞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그런 문제가 하루 아침에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인지, 또 낮은 지지도에서 출발했는데 20여일 캠페인 동안 그것이 반전될 수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 이것은 결국 본질적인 구도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도 "보고서에서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와의 회동에서 후보 양보시 입당을 하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에 대해 "양비론"이라고 비판하며 "이는 양 캠프에서 모두 확인한 사항이다. 안 후보는 제안하지 않았고, 따라서 문 후보는 듣지 않았다. 이것을 뒷받침할 진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문재인 득표 중 45%가 안철수 지지자"라는 보고서의 주장에 대해 "대선평가보고서 71페이지에 그 답이 나와 있다. 여론조사 결과 문 후보를 지지한 이유에 대해 '안철수가 문재인을 지지했기때문'이라고 답한 비율은 10.5%라고 나와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45%라는 수치가 어디서 나온 것이냐고 김재홍 대선평가위 간사에게 물었지만 아직 답이 없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이어 "후보 경쟁력에서 문재인 후보가 박근혜 후보에게 뒤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도 "문 후보의 득표 중 52.5%가 당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후보자를 찍었고, 박근혜 후보의 경우는 51.1%였다"며 "이것이 바로 후보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도 "후보 비서실이 청와대 사람들 재회장소"였다는 비판에 대해 "악의적이고 사실을 완전히 왜곡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당초 한상진 위원장은 '비선조직'을 언론에 언급했다. 이에 근거를 제시하라고 했는데 '그렇게 들었다'는 말만 했다"며 "당시 문재인 캠프는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다른 경선 후보자들이 실무자들을 파견했다. 이런 내용을 다섯 시간 동안 한 위원장과 김 간사에게 말했는데 비선이란 말 대신 '청와대 출신의 집합소'라고 왜곡했다. 이것은 의도적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한 위원장의 '비선' 발언에 대해 "대선에서 중요한 것은 전략과 예산·조직이다. 예산은 손학규 후보 측의 우원식 의원이 맡았고, 조직은 정세균 후보 측의 강기정 의원이 맡았다"며 "의구심이 있다면 두 사람을 불러서 물어보라고 했다. 그런데 부르지도 않았다. 어떻게 책이 나왔는지 알 수 없다"고 의구심을 표했다.
이목희 의원은 대선평가보고서의 대안으로 백서를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사실들을 다 공개하는 백서를 빠른 시일내에 만들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백서에는 주장을 제외한 팩트만을 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홍영표 의원은 이날 아침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대선 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수수방관했던 사람들에게 책임회피용으로 만들어주는 보고서"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트위터에서도 주류 인사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최민희 의원은 지난 8일 대선평가보고서에 대해 "한상진 교수와 김재홍 간사의 '개인 한풀이 보고서'"라고 평가절하했다.
또 보고서에서 대선패배 책임이 네 번째로 높다고 평가받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9일 "사형수에게도 진술을 듣는데 한마디 묻지도 않고 발표를 했느냐 평가위원장에게 물으니 미안하다고 한다"며 "미안평가보고서냐"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의원도 "친노·친문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문재인이 아닌 다른 후보였으면 그만큼 표를 얻었을까? 당이 후보보다 부족했던 것을 솔직히 인정하자"고 보고서의 문재인 의원 책임 제기에 응수했다.
문성근 전 대표대행도 "선거 패배 책임에서 무려 5위에 올랐다"며 "영광"이라고 평가보고서를 조롱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김재홍 대선평가위 간사는 "당사자들이 여러 얘기하는 것은 당연하다. 계파 갈등 등에 책임있는 사람들은 분석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 책임자들을 만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모든 사람을 다 만날 수는 없다. 필요한 분들은 대체적으로 다 만났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이와 관련된 코멘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켜보다가 한꺼번에 입장을 모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