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영·이종용기자] 국내 방카슈랑스 도입이 10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보험상품을 가입하기 위해 은행 영업점을 찾는 금융소비자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사에서도 주력 계열사인 은행사를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인 보험사와의 제휴 등을 통해 시니어·비과세 상품을 내세우며 전사적인 차원에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12월 전체 생명보험사들이 은행을 통해 거둔 초회 보험료는 13조8878억원으로, 총보험료(18조8236억원)의 73.8%에 달했다.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의존율은 2009년 57.0%에서 2010년 67.7%, 2011년 68.0% 등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특히 은행계 생보사들의 방카슈랑스 비중은 평균 90% 안팎에 달한다.
◇방카, 보험사 견제에서 동반자로
이러한 현상은 은행을 통해 판매가 잘 이뤄지는 연금보험, 저축성 보험 등의 판매가 급증한 데다 보험사들도 시장 확대를 위해 은행과 적극적으로 제휴한 결과로 여겨진다.
또 주력판매 창구였던 설계사 채널은 이동이 잦고, 잦은 설계사 이탈로 각종 민원과 이미지 하락 우려 등이 커져 판매창구를 고객 신용도가 높은 은행 쪽으로 많이 집중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즉시연금 판매가 폭증했는데 저금리로 인해 자산운용이 부담된 중소형 생보사들보다 역마진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이 큰 대형사가 더 많이 팔았던 점도 크게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생보업계는 즉시연금 때문에 방카비중이 높은 생보사들의 수입보험료가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 역시 수수료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판매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은행권 금융지주사들은 계열 보험사를 통한 상품판매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사들은 보험차익 과세제도 변경, 금융소득종합 기준 강화 등 정부의 세제 개편과 한국의 고령화 사회에 적합한 상품을 꾸준히 선보일 방침이다.
앞서 올초 기획재정부는 지난 20년간 비과세됐던 장기저축성보험의 보험차익에 대해 앞으로는 원이자소득으로 과세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한 바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장기저축성보험의 납입보험료가 2억원을 초과하면 시행일 이후 계약 분부터 보험차익에 대해 과세키로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월 적립식 계약의 보험에 대해서는 종전과 같이 비과세인 만큼 금융사에서는 5년 이상 장기적립식상품 판매를 유도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보험상품을 활용한 분리과세 대상고객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연금소득 분리과세 기준이 완화됨에 따라(가입조건 연 600만원→1200만원, 최소납입기간 10년→5년, 납입한도 분기 300만원→연간 1800만원) 소득공제를 원하는 근로자 및 개인사업자 대상으로 판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장수리스크 현실화..여유로운 노후대비상품 라인업 강화
아울러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맞아 장수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는 요즘, 노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한 상품 중 하나로 연금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생명표'에 따르면 마지막 베이비부머 세대인 1963년생의 경우 평균 기대수명이 남성 79.9세, 여성 85.8세였다. 베이비부머 세대 남성 44%, 여성 48%는 97세까지 생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소득 없는 노후생활이 최소 20년, 길게는 40년 이상 지속된다는 이야기다.
시중은행 WM(자산관리) 본부 관계자는 "인구고령화 및 평균 기대수명의 연장, 베이비부머 은퇴시기 도래에 대비해 연금보험 중심의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고령화 리스크에 대비한 시니어전용 보장성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내세운 주요 방카슈랑스 상품을 들여다보면 연금보험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연금보험은 노후자금을 준비하는 대표적인 장기 금융상품으로, 꾸준히 모아온 적립금을 은퇴 이후 매년 연금 형태로 나눠 받는 것이 특징이다.
국민은행의 'KB플래티넘 연금보험'은 고령화 사회의 노후설계를 원하는 고객을 위한 상품으로 만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고, 연금 개시 전까지는 사망 위험을 보장 받는다.
우리은행의 방카슈랑스 상품 '무배당 우리희망저축보험'은 시중 실세금리의 변동을 반영해주는 금리연동형 상품이며 45세부터 70세까지 언제든지 연금으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또 보장을 받는 기간 동안 발생한 불의의 사고에 대해 지급되는 보험금 등으로 연금전환특약을 가입하면 일정 연령부터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다.
지급받는 연금의 형식은 평생 동안 지급받는 종신연금형과 일정기간 동안 확정적으로 지급받는 확정연금형, 살아있는 동안은 이자를 수령하고 사망시에는 자녀 등에게 상속할 수 있는 상속연금형 등 고객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100세 시대, 연금자산 실질가치 보장 + 비과세 혜택은 필수
하나은행도 방카슈랑스를 통해 '무배당 넘버원적립연금보험'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연금지급 개시 전 보험 계약자가 사망하거나 장해 상태가 되면 연금 적립액과 재해,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며, 연금지급 방법이 다양한 게 특징이다.
연금지급 개시 후에는 ▲개인연금 ▲부부연금 ▲ 상속형 ▲ 확정연금형 중 개인의 성향에 맞는 연금 지급 방법을 선택해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기본보험료는 월 최소 10만원부터 100만원까지다. 추가로 보험료를 낼 수 있고,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도 준다.
신한은행의 경우 고령화시대에 연금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신한100세플러스 연금보험'을 내놓았다. 이 상품은 실세금리인 공시이율을 적용해 연금자산의 실질가치를 보장하는 변동금리형 연금보험으로, 연금보험에 보험료 납입면제와 단체할인 특약을 적용했다.
연금 가입후 장해지급율 80%이상의 장해상태시 보험료 납입을 면제해 보험료 납입이 어려운 고객들에게 안정적인 연금재원을 마련해준다. 또 단체할인특약을 적용(보험료 0.5%)해 동료들과 함께 가입시 더욱 알차게 노후준비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연금 개시시점은 45세부터 80세까지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으며, 실버타운 입주나 노후 창업, 자녀 결혼 등 필요시 연금적립액의 최대 50%까지 일시에 활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의 '연금저축 IBK연금보험'은 매년 연말정산 및 종합소득세를 대비하는 근로소득자나 개인사업자는 물론 소득공제 추가 혜택을 기대하는 모든 가입자를 위한 연금보험으로 절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 월 25만원 납입 기준으로 최대 월 보험료 3개월분 이상을 소득공제받을 수 있으며, 종신연금형, 확정연금형 등 자신에게 맞는 연금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한편, 방카슈랑스는 이와 같이 은행이 보험사 상품을 대리 판매하는 방식뿐만 아니라 은행-보험 합작사 설립, 자회사 설립을 통한 방식도 있다. 금융산업의 효율성 및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방카슈랑스가 이미 보편화돼 있다는 게 금융권의 중론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도입 취지는 결국 금융업권과 소비자간의 상호공존과 공생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데 있다"며 "금융사는 앞으로 예상되는 정책 시행 확대에 대응하고,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하는 상품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리즈기사는 4월5일(금)과 12일(금) 낮 12시30분 토마토TV를 통해 특집프로그램 `토마토스페셜 1·2편`으로 방송될 예정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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