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환율의 고공행진이 심상치가 않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환율의 상승 속도가 상당히 탄력을 받은 모양새다.
특히, 프랑스와 그리스 등 유로존의 정치적 불안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는 물론 주변국으로 위험이 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 점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급격한 상승은 제한되겠지만, 유로존에서의 정치적 해법이 도출되지 않는 한 환율의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 6거래일 연속↑ 연고점 근접..그리스 악재 영향
원·달러 환율은 6거래일 동안 25원 넘게 급등하면서 외환시장의 불안감을 지속시켰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6원(1.01%) 오른 1165.7원에 마감하면서 1160원선을 단번에 돌파했다.
이는 연고점인 1163.6원에 가장 근접한 수준이다. 또 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작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환율이 6거래일 연속 상승한 것은 프랑스와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으로 유로존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데 따른 현상이다.
특히,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한 점이 환율의 추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현지시간 15일 그리스의 대통령과 5개정당 대표들은 연립정부 구성을 위해 3일간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오는 17일 2차 총선 실시가 불가피해졌고, 재선거를 치를 경우 긴축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이 힘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 긴축불이행에 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은 물론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심화됐다.
윤세민 부산은행 외환딜러는 "프랑스 대선 이후 그리스가 연정 구성 합의해 실패하면서 그리스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돌입했다"며 "정치적 혼란이 유럽연합의 긴축재정안 추진에 혼란을 주고 있고, 시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서울외환시장, 그리스 위기 전이에 촉각
문제는 그리스에서 촉발한 유로존 재정위기가 그리스 외에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변국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스가 디폴트를 선언하면 유로존 국가나 정부가 보유한 그리스의 채권에 대한 자본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경우 유로존 국가들의 자금수요 증가로 우리나라 같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회수하게 돼 환율은 추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노광식 수협은행 외환딜러는 "그리스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그리스 문제보다는 주변국으로 위험이 확대된다는 심리가 많다"며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 대형 국가로 번진다는 우려에 시장의 투자 심리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도 "현재 그리스 국채는 헤어컷(국채의 상당부분에 대한 손실처리)이 많이 단행돼 그리스 국채에 물려있는 자금이 많지 않다"면서도 "그리스 디폴트로 자금수요나 자본손실이 크지 않다고 해도 국채금리 상승으로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의 전이 위험이 가장 크게 우려할 점"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개입 경계감에 급격한 상승은 힘들 것"
외환전문가들은 유로존 정치권에서 해법이 나오지 않아 유로존의 탈퇴 우려가 지속되는 한 환율의 상승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급격한 상승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세민 부산은행 외환딜러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유로존 재정위기 해결 좌초로 갈 수 있는 단계로 시장의 위축된 심리를 찾기 어려워 부정적인 상황(환율 상승)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도 계속되는 상황에서 수출업체의 네고물량(달러매도)는 나오지 않고 수입업체의 결제수요(달러매수)마저 붙고 있어 환율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더라도 시장에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금융당국의 개입 경계감도 높아 급격한 상승세는 보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도 "유럽 정치권에서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환율의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이라면서도 "금융당국의 개입으로 급격한 추가 상승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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