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뒷돈' 시인은 실패한 '꼼수'?
2012-04-24 17:40:38 2012-04-24 17:55:49
[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의혹과 관련해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이 예상밖으로 금품수수 사실을 시인한 배경과 관련해 구구한 해석들이 나왔지만, 결국 '자승자박'인 것으로 결론이 나고 있다.
 
돈의 용처가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경선자금이라고 밝힘으로써 처벌을 피하려 했으나, 처벌을 피하기는 커녕 사건을 더욱 키운 셈이 됐기 때문이다.
 
관련 의혹이 처음 보도된 23일 오전 최 전 위원장은 이례적으로 언론인터뷰를 통해 브로커 이모씨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 배경과 용처에 대해서는 "예전부터 알던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경선 여론조사비용 등 개인적으로 썼다"고 단서를 달았다.
 
이 발언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으로까지 불똥이 튈 수 있는 것이어서 큰 파장을 불러왔다.
 
이런 맥락을 잘 아는 최 전 위원장이 휘발성 강한 경선자금 문제를 '핑계'로 내세운 것은 나름 고도의 법적·정치적 계산을 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우선 최 전 위원장은 2007년 당시 정치인 신분이 아니었다는 점을 떠올려 정치자금법 위반 처벌대상이 안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 있다.
 
또 정치자금법상 불법 정치자금 수수는 공소시효가 5년으로 2007년 5월 이전에 받은 정치자금은 불법이라고 해도 처벌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다.
 
법률전문가들도 최 전 위원장이 파이시티 인허가에 대한 대가성을 부인하면서 용처를 밝힌 것은 이같은 점을 염두에 뒀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목에서 최 전 위원장은 검찰 수사 상황을 오판하고 결정적 실수를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검찰은 이미 파이시티 인허가 대가로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한 상태였다.
 
검찰은 최 전 위원장의 시인에 대해 즉시 "인허가 관련해서 돈이 오갔는지가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당사자가 아무리 정치자금이라고 주장해도 청탁과 함께 돈이 갔다면 용처와 무관하게 처벌 대상이라는 얘기다.
 
실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을 알선해주겠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만으로도 범죄가 성립한다.
 
그러면서 검찰은 "(만일 정치자금이라 하더라도) 시효문제로 어려울 수는 있지만, 포괄일죄(여러 건의 범행이 있었을 경우 한 가지 범행으로 본다)로 보면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효가 남아 있는 2007년 5월 이후에 돈이 오간 정황까지 이미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사상황을 보면 검찰은 이미 최 전 위원장이 2008년 5월까지 돈을 받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다.
 
검찰은 이튿날인 24일 "정치자금법과 특가법 위반 혐의를 동시에 보고 있다"며 최 전 위원장의 '꼼수'에 대해 최종적으로 "얘기 안됨"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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