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11 총선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과반의석을 차지했습니다. 선거에 승리한 여당의 공약은 탄력을 받게 되겠지만, 반대로 민주통합당 등 야권의 공약은 힘을 잃을 수 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경제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정책팀의 이상원, 손지연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상원 기자? 어떻습니까. 선거결과에 따라 향후 정책방향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이번 총선에 앞서 각 정당별로 정말 다양한 공약을 내 놨었는데요. 선거 결과는 당연히 공약을 실천하는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여야가 총론에서 공감하고 있지만, 개별 정책에서 의견이 엇갈리는 복지정책과 재벌개혁방안에서도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목소리에 힘이 조금 더 실릴 전망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좀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번 선거에서는 정치권이 특히 복지공약에 공을 많이 들였는데요. 국민들의 관심이 가장 높은 것 또한 복지정책인데, 손지연 기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요.
기자: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등 여야 모두 복지확대를 강조했었기 때문에 총선 이후에도 정치권의 복지논쟁은 계속될 예정입니다. 다만 맞춤형 복지를 내건 여당이 선전하면서 야당의 보편복지나 무상복지 정책은 추진동력이 다소 주춤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일단 여야의 이견이 없는 무상보육은 당장 내년부터 정책 시행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내년부터 0~5세 아동의 보육료 지원과 양육수당 지원이 확대될 전망입니다.
반면, 민주통합당의 무상급식 공약은 논란이 예상됩니다. 민주통합당은 내년부터 당장 국고를 지원해서 모든 초중등학교에 무상급식을 하자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상황에 맞춰서 점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민주통합당의 반값등록금 시행보다는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맞춤형 국가장학금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어느 당의 의견이 반영되든 복지정책을 이행하기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 같네요. 재원조달문제에 대한 논의도 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이상원 기자가 설명을 좀 해주시죠.
기자: 물론입니다. 기획재정부는 원내 1, 2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복지공약만 전부 시행한다고 할 경우 5년간 최소 268조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정치권은 이런 복지공약 시행에 필요한 재원마련을 위해 '증세'정책도 내 놓고 있습니다.
특히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 서민층의 복지에 사용하는 '부자증세'방안은 올해 세제개편의 화두가 될 전망입니다.
앵커: 부자증세라면 어디에서 어떻게 걷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증세방안에 대해서도 여당과 야당, 정치권과 정부 간의 의견이 많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파생금융상품 거래세를 신설하고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강화해 자본이득에 대한 세금을 지금보다 더 무겁게 부과하자는 데에는 일단 여야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법인세와 소득세에 대해서 민주통합당은 최고세율 과표구간을 신설해서 고소득자와 대기업 즉 부자들의 세금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새누리당은 지난해 이미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세율구간을 손댔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손질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새누리당과 함께 법인세와 소득세 손질에 반대하면서 아울러 주식거래세 등 자본이득에 대한 과세강화에 대해서도 중복과세와 주식시장 위축 등을 이유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정치권이 주장하는 복지정책의 소요재원이 부족할수도 있겠는데요?
기자: 네 덩어리가 큰 법인세와 소득세를 손대지 않고, 당장 세수입을 크게 늘리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또 한편으로는 증세를 할 경우 장기적으로 세수입이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도 있어서 증세만으로 복지재원조달이 가능할지는 의문입니다.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의 경우 세금부담을 피해 부자들이 국적을 옮기는 등 부의 해외이전이라는 증세의 역효과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이 재원조달 방법으로 각종 비과세감면 규모를 줄이는 대책도 내 놨지만, 그동안 지역구 의원들이 표심잡기를 위해 쏟아내 온 비과세감면 법안들을 감안하면 이것 또한 실현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앵커: 재벌개혁을 외치는 공약들도 많았는데요. 손지연 기자. 기업정책들은 어떻게 진행될 것 같나요.
기자: 이번 총선에서 대기업에 다소 우호적인 새누리당이 승리하면서 재계는 일단 안도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여야 모두 세부정책에서 차이가 있을 뿐 재벌개혁과 중소기업 지원이라는 기업정책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어서 대선이라는 정치이슈가 끝날 때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반응입니다.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등 '재벌 해체론'까지 거론한 야당의 공약들은 다소 추진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대기업 계열사의 일감몰아주기 근절이라든지 대기업의 중소기업 사업영역 진출 방지, 부당단가 인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새누리당 공약은 탄력을 받으며 재계의 족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한미FTA에 대한 여야간 입장차이도 컸는데요. 손지연 기자. 총선 이후에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요.
기자: 맞습니다. 총선에 앞서 민주통합당은 투자자국가소송제, 즉 ISD를 한미FTA의 독소조항으로 꼽으며 재협상을 요구해 왔고, 일부 야권 인사들은 한미FTA 폐기까지 거론했었습니다.
그러나 선거결과 새누리당이 과반을 달성하면서 한미FTA 반대론은 누그러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미FTA 창과 방패의 대결로 주목받았던 서울 강남을 지역구에서 외교통상교섭본부장 출신의 새누리당의 김종훈 후보가 한미FTA 폐기를 주장해 온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를 큰 표차이로 누르면서 민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다만 ISD 재협상문제는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측과 논의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추후 ISD 재협상의 수위를 놓고 여야간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