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브라질 조선소 EAS 지분 매각, '왜?'
업계 "EAS에서 손 뗐다는 의미"
2012-03-19 18:03:19 2012-03-19 18:03:41
[뉴스토마토 김유나기자] 삼성중공업이 브라질 최대조선소 EAS(Estaleiro Atlantico Sul)의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이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들이 쏟아지고 있다.
 
삼성이 지분을 매각했다는 소식은 "경영 위기에 처한 EAS의 'SOS'를 받고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 열흘만이다.
 
최근 주요 외신은 현지 언론 보도를 인용해 삼성중공업이 EAS의 지분 6%를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EAS의 대주주인 브라질 최대 건설사 카마루구 코헤아(Camargo Correa)와 철강회사 케이로스 가우방(Queiroz Galvao)이 EAS 지분을 반반씩 나눠갖게 됐다는 것이다.
 
현지 신문과 국내 조선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중공업이 중남미 최대 조선소에서 손을 뗐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들이 '손을 뗐다'고 평가한 것은, 불과 열흘 전만 해도 브라질 정부가 EAS 조선소를 위해 삼성중공업에 도움을 요청했고, 삼성중공업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EAS의 호소를 받아들일 것 같았던 삼성중공업이 돌연 지분을 매각한 셈이다.
 
EAS는 브라질 정부가 지난 2005년 설립한 중남미 최대 규모의 조선소로, 브라질 정부는 EAS 대지주인 브라질 기업들이 조선소에 대한 노하우와 기술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자 삼성중공업에 기술 지원 등에 대한 긴급 'SOS'를 쳤다.
 
삼성중공업은 조선소 설립 당시부터 기술지원을 해왔으며, 지난 2008년 지분 10%를 사들인 이후 최근 지분율의 변동으로 6%의 지분을 보유한 상태였다.
 
일단 삼성중공업은 갑작스럽게 지분을 판 이유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홍보실 관계자는 "(현재 사실여부를) 확인 중이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의 지분 매각에 대해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어도 이번 지분 매각이 브라질의 조선산업의 위기를 반증한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중공업 측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 없이 몇 개의 팩트만으로 의견을 내기가 조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브라질 조선 산업이 굉장히 어려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국 건조 원칙을 내세우던 브라질 정부가 앞으로 그 원칙을 계속 고수할 지 아니면 그 원칙을 내려놓고 한국 조선소에 협조를 요청할 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EAS 조선소는 드릴십을 건조할만한 기술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EAS 조선소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브라질 대기업들의 수주 전량은 총 29척으로 그 가운데 드릴십은 단 7척 뿐이다.
 
게다가 부실 상황이 너무 심각해 수주 선박들의 납기를 맞추기가 힘든 형편이다. 조선소가 인도 시기를 맞추지 못할 경우 지체료를 부담해야 하는데 하루만 지연돼도 10억원 가량에 이른다.
 
이 관계자는 "2006년 발주된 탱커들이 아직까지 인도가 되지 않는 등 6년 이상 인도가 지연되고 있다"며 "삼성중공업이 기술적 지원을 해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에 나와야 할 첫 드릴십이 과연 인도 날짜를 지킬 수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질 최대 조선사인 EAS가 이 정도라면 '자국 건조주의'라는 브라질 정책 자체를 수정할 수 밖에 없지 않은가"라며 "그렇게 생각해본다면 나머지 20척 이상의 드릴십이 한국에 발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이 지분을 매각했다고 해서 이를 삼성중공업과 패트로브라스 간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볼 수 는 없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부실정도가 심각한 조선소를 맡기엔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이 그동안 EAS조선소에 기술적 지원을 계속적으로 해왔지만,아무리 지원을 해줘도 '기초'가 제대로 돼있지 않으니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지분 매각으로 브라질 정부와 조선소가 삼성중공업의 도움을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결정이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도 있다. 어차피 드릴십이 건조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브라질측이 한국에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고, 그러기 위해서 브라질 정부가 결국 '자국 건조 원칙'을 포기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번 지분매각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 두가지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먼저 기술적인 문제로 선박들의 건조가 지연되면서 경영위기에 몰릴 대주주인 카마루구와 케이로스가 EAS조선소를 매각할 가능성이고, 또 하나는 EAS가 삼성중공업을 대신할 새로운 기술적 파트너를 찾아나설 것이라는 가능성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