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는 내년 임진년(壬辰年) 증시에서는 어느 때보다 내수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선거 전 내수주의 주가 흐름은 규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부진하지만, 선거가 끝나고 난 뒤에는 가장 상승하는 업종이기 때문이다.
◇ 음식료업종 '상저하고'..곡물가·환율 등 변수
대표적인 내수주인 음식료업종은 올해 하반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원재료인 곡물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데다가 제품가격 인상으로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음식료업종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곡물가격, 환율, 제품가격, 소비량 등이다.
지난해 7월 흑해 연안에서 발생한 심각한 가뭄 이후 밀과 콩, 옥수수 등 곡물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음식료업종은 곡물가격 상승 악재가 주가 압박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 9월 이후 주요 곡물 생산국의 일기가 전반적으로 양호해 북반구의 겨울 밀과 남미의 옥수수, 콩 파종이 순조로웠던 점은 내년 작황 전망을 밝게 만들고 있다.
정성훈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올해 주가 수익률은 아웃퍼폼을 기록했기 때문에 내년의 주가 상승탄력은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여타 산업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양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위원은 "특히, 곡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원가 상승압력이 둔화될 것"이라고 했다.
김민정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어닝모멘텀이 기대된다"며 "환율이나 곡물원가가 안정된다면 연중 모멘텀이 견조하게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으로 환율이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시장 전체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내년 1분기를 잘 넘기면 전체적으로는 원·달러 환율이 올해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양적 완화 기조 지속과 위안화 절상 등으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 내년 소매시장 성장 둔화..그러나 해외시장은 기대
반면 유통·화장품업종은 경기 침체로 인해 소폭 둔화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와 학계, 관련 단체 등 전문가 120명을 대상으로 '2012년 유통업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소매시장 규모를 올해보다 6.3% 늘어난 229조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소매시장 성장률로 추정된 7.3%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치다.
하지만 협소한 국내 내수시장을 넓혀가기 위한 해외시장 진출은 지속돼 매력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성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지만, 해외 사업 확장으로 국내사업보다 초과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내년 국내화장품 시장은 올해보다 9.2%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년에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으로 1인당 화장품 소비금액이 증가하고, 화장품 소비 연령과 성별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정 연구원은 "올해 화장품시장의 성장이 좋았다"며 "아모레퍼시픽 등 대형사들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높은 수준이라 업종 자체의 투자의견은 중립이지만 해외진출에 대한 성과는 단기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 의류업, 새로운 유통 형태 등장
내년 의류업종도 소비침체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 코스피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각각 7.5%, 7.1%인데 비해 의류업 커버리지 기업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16.0%, 17.3%로 높다.
최민주 현대증권 연구원은 "국내 의류회사가 경기민감도가 낮은 고가 수입브랜드와 불황에 강한 아웃도어 의류를 지속적으로 런칭하면서 의류업종의 저평가 원인이 해소되고 있다"며 "중국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내수시장 의존도도 줄어들어 의류업종의 주가 할인율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전망"이라고 했다.
특히, 내년에는 새로운 의류 유통 형태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시장과 백화점으로 양분돼 유통되던 형태는 대형할인점, 홈쇼핑, 인터넷 등으로 판매 경로가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패스트패션(SPA)브랜드 등 합리적 가격과 편의성을 갖춘 다양한 채널들이 등장하고 있다.
명동 등 주요 도심에서는 다양한 브랜드를 한 공간에 구비해놓은 '편집샵'이라는 새로운 유통형태도 부상하고 있다.
장정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대 후반부터 대형 편집샵은 빠르게 증가해 현재 약 4200억원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면서 다양한 채널이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뉴스토마토 이나연 기자 white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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