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모하메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왕세자 겸 총리와 통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강주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X(엑스·옛 트위터) 정치가 더욱 거세지는 양상입니다. 단적인 예로 이 대통령은 다문화가정 관련 언급 이후 닷새째 언론과 야당을 콕 집어 공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또 해외 순방과 관련한 일각의 지적에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며 거친 언사를 펼쳤습니다. 여권 내에서도 대통령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지만 대통령의 X 정치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5~6건…해명에 재반박까지
1일 <뉴스토마토>가 이 대통령의 X 사용량을 집계한 결과, 지난달 26일부터 이날 오후(17시30분 기준)까지 일주일간 게시글은 총 40건이었습니다. 하루 평균 5~6건꼴입니다.
이 대통령의 X 사용 흐름을 보면 총량뿐 아니라 메시지 수위도 거칠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X에서 <한겨레> 보도를 겨냥해 "'도움이 안 된다'는 말과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말은 '크게' 차이가 있다"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사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자신은 국무회의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을 불러다가 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 전부 다 (임금을 본국에) 송금해 버리니까"라고 발언했는데, 해당 보도에서는 '크게'라는 부분이 빠졌고, 이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 발언으로 오해받았다는 겁니다.
이 대통령은 이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론직필하고자 하는 언론일 것이니 기사 정정하시고 사과하실 것으로 믿는다"며 "비교 화법임이 분명한데도 '도움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제하고 비난하는 것은 지나치다. 신문사에 정정과 사과를 요구했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이에 다음 날 <한겨레>가 기사 제목을 정정하자, 이번에는 "기사 제목을 바꿨으면 왜 바꿨는지 밝히고 기사를 고칠 만큼 잘못했으면 사과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고 압박했습니다.
대통령의 X 정치는 이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 대통령은 같은 날 강경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의 게시글을 인용해 다문화가정 산모의 공공 산후조리원 이용을 우선하는 지자체 정책을 지적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 등 지방정부들이 다문화가족을 우대하는 제도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다문화가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는 것을 넘어 우대까지 할 필요가 큰지, 우대 제도 폐지가 필요한지 등에 대해 깊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글은 진보 진영 네티즌으로부터 '출처'에 대한 질타와 함께 또다시 '혐오'를 조장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거듭 해명 메시지를 쏟아냈습니다. 지난달 29일 "다문화가정이 내국인 가정에 비해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필요한 정책이고 당연히 계속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일부 정책이 본래 취지를 벗어난 과잉으로 특혜에 이르거나 내국인 가정에 대한 역차별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진영 내서도 "사용 자제" 촉구
해명은 닷새째 진행형입니다. "호남에서 콩이면 영남에서도 콩이어야"라며 "누군가 강조했던 이 상식의 언어는, 진영 논리나 이념적 편향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Fact)'과 '공정한 원칙'이 언제나 반드시 우선해야 함을 일깨워준다"고 했습니다.
야당에는 '해외 순방'에 대한 비판으로 공방을 이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해외 순방'에 대한 비판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이는 법이니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습니다. 자신의 지지자가 해외 순방을 비판하는 국민의힘에 질타하자 부연한 겁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이 대통령의 메시지에 진보 진영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달 29일 정의당은 "대통령의 자질까지 의심토록 한다"고 강수를 뒀고,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우대'라는 특혜 프레임으로 인권을 갈라치기하는 대통령의 인식, 위험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여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이 대통령의 SNS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5선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라는 고유한 직책이 있는 만큼, 메시지를 조금 더 정제하고 대통령다운 언어로 전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도 지난달 29일 "SNS를 조금 줄이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강주영 기자 juyo964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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