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희 기자] 종신보험 신계약 건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른바 '700종신보험' 판매에도 제동을 걸면서 생명보험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생보사들은 노후자금 인출 기능을 강화하거나 건강보장을 결합한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며 대응에 나섰습니다.
2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개 생보사의 보장성보험 신계약 건수는 2024년 상반기 518만248건에서 올해 상반기 530만8540건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종신보험 신계약 건수는 109만3113건에서 86만4340건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럼에도 생보사들은 종신보험을 쉽게 내려놓기 어렵습니다. 종신보험은 가입자가 사망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생보사 대표 상품으로, 보험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큰 데다 보장성보험 내 비중도 상당합니다. 상반기 22개 생보사의 개인 보장성보험 신계약금액 66조2210억원 중 종신보험은 26조5504억원으로, 40% 가량을 차지합니다.
종신보험 판매가 감소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700종신보험 판매까지 사실상 중단시키면서 생보사들의 상품 개편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700종신은 통상 보험료 납입 기간이 20년이지만 가입 후 7년 시점에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의 100% 수준에 도달하도록 설계된 상품입니다. 금융당국은 사망보장을 목적으로 하는 종신보험이 목돈 마련을 위한 저축성보험처럼 판매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앞서 단기납 종신보험 시장에서도 높은 환급률을 앞세운 판매 경쟁이 벌어지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건 바 있습니다. 당시 일부 상품의 환급률이 130%를 웃돌면서 불완전판매와 부당 승환계약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환급률을 앞세운 상품 판매가 잇따라 제한되면서 종신보험 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사망보장이 필요한 소비자들이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정기보험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보험료가 종신보험의 10분의1 수준인 정기보험으로 사망보장 수요가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이에 따라 생보사들은 사망보장을 유지하면서 납입보험료를 생활자금으로 활용하거나 건강보장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흥국생명은 최근 납입한 보험료를 노후에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료 연동 페이백' 구조가 적용된 '플렉스리턴100종신보험'을 출시했습니다. 환급액만큼 사망보험금이 줄어들지만 사망보장은 유지되는 '라이프밸런스형'과 보험료를 환급받아 사망보험금은 차감 없이 유지되는 '프리미엄보장형', 보험료를 더 납입한 만큼 환급금이 늘어나는 '체증납입형'으로 구분됩니다. 고혈압과 당뇨 관련 특약도 탑재했습니다.
한화생명(088350)은 사망보험금이 최대 210%까지 체증하는 '한화생명 필요할때 쓰는 종신보험'을 선보였습니다. 보험료 완납 이후 납입보험료 전액을 생애자금으로 인출할 수 있으며, 자금을 모두 인출한 뒤에도 종신보험의 잔여 사망보장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삼성생명(032830)도 '삼성 골든종신보험'을 개정 출시했습니다. 종신보험의 인출 활용 기능을 강화하고 암보장형을 새롭게 도입한 게 특징입니다. 납입보험료를 인출해 활용하면서도 최초 가입금액 이상의 사망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암보장형으로 가입 시 납입 기간에 암 진단을 받으면 이후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고 기본 인출금액에 더해 납입보험료의 최대 100%를 추가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명보험의 가장 기본적인 보장이 사망 보장이고, 그 기능을 대표하는 상품이 종신보험"이라며 "보험료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회계 기준이나 보험계약마진(CSM) 등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단기납 종신보다는 일반적인 보장성으로 상품 개발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건강보장 기능을 더하거나 노후까지 함께 대비할 수 있도록 종신보험의 활용 범위를 넓히는 방식의 설계도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사옥 사진. (사진=각 사, 챗GPT 합성)
배희 기자 SheisH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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