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 노리는 수협, 어민자금 외면·조합 부실 전가
2026-10-19 16:26:33 ㅣ 2026-10-19 16:55:03
[뉴스토마토 신수정 기자] 수협중앙회가 2030년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종합금융그룹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금융사업 확장에 치중해 어민 지원과 회원조합 건전성을 뒷전으로 미룬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19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올해 상반기 160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습니다. 당기순이익은 2022년 1389억원에서 지난해 1791억원으로 늘었습니다. 반면 회원조합 12곳은 자본잠식 상태로, 자본 부족액은 1104억6400만원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가운데 6곳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순자본비율이 4% 미만인 부실 우려 조합도 28곳에 달합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회원조합의 대출 부실과 금융사고 관리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습니다. 문금주 민주당 의원은 수협 대출잔액이 2021년보다 12% 증가한 34조4000억원인 반면 연체액은 2조3000억원으로 약 5배 불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준조합원 연체액이 2조원으로 전체의 88.2%를 차지했고, 연체율도 1.80%에서 8.08%로 뛰었습니다. 문 의원은 "거의 방치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라며 비어업 분야 대출의 여신심사와 담보 평가, 사후관리를 전반적으로 점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대책을 마련해 제출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어민 정책자금의 관리 공백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귀어 창업·주택구입자금은 487명, 998억원이 선정됐지만 해당 연도 신청·실행 규모는 230명, 389억원에 그쳤습니다.
 
수산업경영인 육성자금도 596명, 2323억원이 선정된 반면 신청·실행 규모는 454명, 973억원이었습니다. 선정 이후 최대 2년 이내 대출이 가능해 차액을 모두 미집행으로 볼 수는 없지만, 수협은행이 대출 거절·감액·철회 사유를 별도로 관리하지 않아 지원 중단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게 신 의원의 지적입니다.
 
금융사고 예방과 내부통제 체계도 과제로 꼽혔습니다. 임미애 민주당 의원은 수협은행의 사기 이용 계좌가 올해 8월까지 188건으로 지난해 연간 127건을 넘어섰고, 회원수협 계좌 관련 금융사기 피해구제 신청도 435건으로 지난해 연간 356건을 웃돌았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 역시 수협중앙회에 경영유의 16건과 개선 사항 12건을 통보했습니다. 대체투자 심사와 리스크 관리 미흡, 회원조합의 대출 수수료 부당 수취 등이 지적됐습니다. 수협은행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 9월까지 금융사고 16건이 발생해 사고금액이 116억9158만원에 달했지만 회수율은 51.3%에 그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수협중앙회는 Sh수협자산운용에 이어 상상인증권 인수를 추진하며 금융지주사 전환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익원 다각화와 사업 경쟁력 강화가 목표지만, 금융사업의 외형 확대가 어민 지원과 회원조합의 경영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명분도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사업 확장에 앞서 협동조합의 본래 역할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사업의 외형을 키우는 것만으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어민 지원과 회원조합의 건전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면 금융지주사 전환의 성과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수협중앙회 본사 사옥. (사진=수협중앙회)
 
신수정 기자 newcrysta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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