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주현 기자] '재판 거래 의혹'으로 기소된 현직 부장판사 재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압수수색과 증거 개시 절차를 놓고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변호사에게 금품을 받고 '재판 거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모 부장판사가 3월23일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는 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받는 김모 부장판사와 함께 기소된 정모 변호사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앞서 김 부장판사는 2023~2025년 전주지법 형사항소심 재판장으로 근무하면서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에서 형을 감경해 주고, 그 대가로 3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공수처는 김 부장판사가 정 변호사 측이 수임한 21개 사건 가운데 17건의 형량을 감경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김 부장판사 배우자가 바이올린 교습소로 사용할 상가를 제공하고 공사비를 정 변호사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 현금 300만원이 든 견과류 선물 상자를 받은 혐의도 있습니다.
재판에서 김 부장판사 측은 공수처가 그의 첫 변호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 전 신분을 밝히지 않고 사무실로 전화했다며 수사 절차의 적법성을 문제 삼았습니다.
김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공수처 측에 "본인 신분을 밝히지 않고 다른 이름으로 전화한 게 맞느냐"고 묻자 공수처 측은 "그렇다"면서도 "압수수색 영장 발부 후였고 집행에 필요한 처분으로 판단했다"고 답했습니다. 변호인의 사무실 출근 시간 등을 확인하기 위한 취지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김 부장판사 측 변호인은 "압수수색 자체가 허위 사실에 의해 집행됐다고 보고 있다"며 "수사와 공소제기 과정에서 적법절차 원칙이 준수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증거 개시 범위를 두고도 공방이 이어졌습니다. 김 부장판사 측은 "적법절차가 준수됐는지 의문이 있다"며 "8100쪽에 수사 기록 전체에 대해 증거개시명령 신청을 인용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전체 수사와 증거 수집 과정에 절차가 지켜졌는지 따져보겠다는 취입니다.
김 부장판사 측은 제출된 사진에서 증거 목록에 있는 사진이 한 장 빠졌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공수처 측은 사건과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해 제출 과정에서 제외했고, "피고인에게 특별히 유리한 증거라고 보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증거 개시 신청과 관련한 양측 의견을 검토한 뒤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김 부장판사 측은 공소사실도 전면 부인했습니다. 변호인은 임대차 계약의 전제였던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않아 계약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고, 해당 공간을 배타적·독점적으로 사용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바이올린 강습과 관련한 금품 역시 "강습비나 교습비 또는 사례에 불과하다"며 대가성을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11월6일 관련 증인들을 불러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정주현 기자 givehy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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