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한달 앞두고 '삐걱'대는 중수청...지원자 대거 이탈에 '개문발차' 우려
검사·수사관 615명 지원 철회, 1113명 추가 채용해야
개청 준비단, 추가 채용 계획에도 '반쪽짜리' 출범 불가피
"중수청 안착에 조직 장악 능력 갖춘 중수청장 임명 관건"
2026-09-02 17:57:50 2026-09-02 18:05:17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출범 한 달을 남겨두고 중대범죄수사청의 개청 준비가 삐걱대고 있습니다. 중수청에 특례임용을 신청했던 검사와 수사관 2376명 중 25.9%(615명) 인원이 지원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수청이 정원 2874명을 채우려면 수사관 1100여명을 추가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수청은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추가 특례임용과 경찰·변호사 등을 상대로 경력경쟁채용을 병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10월2일 출범까지 1개월 안에 채용을 완료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에 정원이 부족한 상태로 출범하는 '개문발차' 상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난달 11일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임용 설명회가 열린 서울고검에서 검찰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일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 준비단에 따르면 지난달 21일부터 31일 자정까지 중수청 특례임용 희망 신청 철회를 받은 결과 검사와 수사관 615명이 지원을 취소했습니다.  
 
준비단이 지난달 7일부터 20일까지 검찰청 소속 검사와 검찰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특례임용 절차를 진행해 검사 100여명을 포함, 2376명이 지원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원자 4명 중 1명이 철회를 결정한 겁니다. 이 중 대부분은 검찰 수사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사관들이 대거 지원을 철회한 데에는 '지방 근무 우려'와 이후 공개될 '공소청 직제에 대한 기대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중앙지검에서 일하는 검찰 수사관 A씨는 "수사관이 처음 2300명 가까이 지원했지만, 철회 기간인 10일 동안 좀 더 고민해 보겠다는 취지로 지원서를 내놓고 철회를 고민한 사람이 많았다"며 "특히 8, 9급 수사관들은 정원을 초과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러다 보니 서울에 남지 못하고 지방 중수청으로 발령받을 수 있겠다 싶은 수사관들은 많이 철회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공소청 직제안을 둘러싼 각종 소문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다른 수사관 B씨는 "공소청 직제가 나쁘지 않다는 소문도 있었다"며 "중수청으로 쪼개지면 수사관 4, 5급 정원도 큰 폭으로 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직제가 잘 설계돼 공소청에 남아 있어도 승진에 불이익이 없겠다는 이야기가 돌아서 철회한 분도 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수사관 C씨도 "공소청 직제 관련한 풍문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검찰 수사관 추가 임용을 위한 특별한 당근책이 없는 한 내년 4월까지 추가 지원자가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중수청 수사관 임용령 안에 따르면 검사와 검찰 수사관은 내년 4월30일까지 본인이 희망하면 시험을 치르지 않고 임용될 수 있습니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이 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 개청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준비단은 "중수청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게 경찰·변호사·회계사·변리사 등 경력경쟁채용과 검찰청(공소청) 공무원 대상 추가 특례임용 절차를 병행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10월2일 출범까지 한달 정도 남은 것을 감안하면,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채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중수청이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지 우려를 표하는 상황입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검찰의 수사 기능을 중수청으로 이관하는 게 성립하려면 베테랑 검사와 수사관이 중수청으로 갈 때 성립하는 것"이라며 "중수청 정원을 검찰 수사 능력에 상응하는 인재로 채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도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공소청 직제가 늦어지면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며 "중수청 출범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장기적으로 중수청 정원을 채우는 데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변호사 자격을 가진 한 경찰관은 "변호사 자격을 갖고 경감(6급 상당)으로 특채된 경찰들은 중수청 지원에 관심이 많다"며 "변호사 자격을 가진 경우 5급 이상으로 임용돼 사실상 승진하는 것이라 많이들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중수청에 검찰 출신 수사관이나 검사들이 너무 많이 올 경우 검찰 문화가 그대로 이식될 수 있는 만큼 단절할 필요가 있다"며 "오히려 한 1~2년 정도 장기적 관점에서 총 정원을 채운다고 생각하고 다양성을 더 중시하면서 인력을 뽑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향후 중수청장 임명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제일 중요한 건 중수청장"이라며 "조직 장악 능력이 부족한 중수청장이 임명될 경우 중수청이 자리 잡는 데 시간이 엄청나게 걸릴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그는 "경찰, 변호사 등 외부 전문 인력들이 조직 내에 섞이면 혼란이 불가피한데, 이를 잠재우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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