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최근 3년간(2023~2025년)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 가운데 경찰이 수사 결과를 '불송치'에서 '송치'로 바꾼 비율이 연평균 20%를 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의 불송치 결정이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판단할 경우 재수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경찰의 수사 결과가 뒤바뀐 사건은 최근 3년간 5건 중 1건꼴인 셈입니다. 이는 검찰의 사법 통제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지만, 정작 경찰의 불송치 사건이 늘어나는데도 검찰이 재수사를 요구하는 비율은 되레 줄어들고 있어 사법 통제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27일 <뉴스토마토>가 국회를 통해 입수한 경찰청 자료 '재수사 요구 후 송치로 변경된 사건 현황'에 따르면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를 요청한 숫자는 △2023년 1만2698건 △2024년 1만4405건 △2025년 1만2898건 △2026년 7월 기준 7789건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재수사를 요청한 사건 중 경찰이 결정을 변경(불송치→송치)한 비율은 연평균 22.07%로 집계됐습니다. 검찰이 재수사 요청한 사건 중 경찰이 결정을 변경한 연도별 건수(괄호 안은 비율)는 △2023년 3036건(23.91%) △2024년 3023건(20.99%) △2025년 2749건(21.31%) △2026년 1~7월 1540건(19.77%)이었습니다.
다만 해당 통계엔 고소인이나 피해자의 이의신청으로 사건이 검찰로 자동 송치된 사례는 제외됐습니다. 고소인 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신청을 하면, 사건은 자동으로 검찰에 송치됩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경찰청 본청사. (사진=뉴시스)
주목할 점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검찰의 재수사 요청 비율은 소폭 감소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은 2023년 39만1206건에서 2025년 58만774건으로 48.46%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불송치 결정 대비 검찰의 재수사 요청은 1만2698건에서 1만2898건으로 1.5%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재수사 요청 건수가 소폭 올랐다는 건, 비율로 환산할 경우 감소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불송치 결정 대비 재수사 요청 비율은 2023년 3.25%에서 2025년 2.22%로 줄었습니다.
일선 검사들은 재수사 요청 비율이 낮아지는 데 대해 "불송치 결정에 대한 재수사 요청은 보완수사 요구보다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재수사 요청은 의심만 가지고 할 수 없어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경찰이 1차 수사 종결권을 가지면서, 불송치 결정에 대해서 가능하면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홍석 변호사는 "정확한 사례 분석을 하지 않으면, 이 수치만 가지고 검찰과 경찰 중 누가 잘했느냐 못했느냐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재수사 요청 사건의 20%가 송치로 바뀐다는 것은 경찰의 초동수사에 부실이나 미진함이 있었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사의 재수사 요청이 줄어든 건 경찰의 수사가 이견 없이 잘됐다는 의미도 있지만, 검찰이 불송치 사건을 남의 일처럼 방관하면서 처리하는 경향이 드러난 면도 있다. 사법 통제가 약화된 결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올해부터 결정 변경 사례를 분석해 업무평가에 반영하고 수사 책임성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통계는 경찰이 수사를 제대로 했느냐에 관한 평가 근거로 사용할 목적이었다"며 "경찰의 최초 수사 결과가 나중에 바뀌었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처음 수사를 완결성 있게 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걸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경찰 수사의 타당성은 법원의 유·무죄 판결 이후에야 확정되는 만큼, 수사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려면 법원 판결 결과까지 종합적으로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김상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수사를 경찰이 주도하게 된 만큼 수사 과정의 과오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단순히 무죄 판결이 나왔다고 벌점을 주기보다는 위법 수집 증거가 발생했거나 수사에서 명백한 과오가 확인됐을 때 평가에 반영하는 방식이 실효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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