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도 삼성 파운드리 ‘노크’…흔들리는 TSMC ‘아성’
빅테크, 삼성 파운드리 잇단 러브콜
TSMC 공급 병목에 경쟁력 급부상
2·4나노 훈풍…2028년 흑자 목표
2026-07-03 15:40:49 2026-07-03 15:40:49
[뉴스토마토 이명신 기자]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대만 TSMC에 인공지능(AI) 칩 생산 주문이 몰리면서 공급 병목이 심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005930)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테슬라, 애플, 엔비디아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파운드리 협력 논의에 나서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내년 초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팹)이 본격 가동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 깃발이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AI 모델 ‘클로드’ 개발사 엔트로픽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2나노미터(㎚) 제조 공정과 첨단 패키징 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나노 공정은 프로세서 집적도를 높여 전력 효율을 높인 최선단 공정으로,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은 메인 프로세서를 메모리 칩에 더 가깝게 배치해 데이터 이동 속도를 높이고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과 함께 앤트로픽이 진행한 투자에 ‘전락적 인프라 파트너’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해당 메모리 3사 중 삼성전자만 유일하게 파운드리 사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향후 앤트로픽이 AI 칩 생산에 나서게 되면 삼성전자와 협력할 가능성이 큽니다. 당시 앤트로픽은 “이들 기업의 기술은 전 세계 메모리, 저장장치, 로직 칩 공급에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구글 역시 삼성전자와 차세대 텐서처리장치(TPU) 생산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의 전망대로 삼성전자와 앤트로픽의 협력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평가입니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추론 전용 칩 ‘그록 3’ 언어처리장치(LPU)를 비롯해 테슬라의 자율주행칩 AI5·AI6,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센서(CIS) 등 협력 관계를 확대해 왔습니다.
 
이처럼 글로벌 빅테크들이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는 TSMC의 첨단 공정 병목과 빅테크들의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맞물렸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삼성전자 파운드리와의 협력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해소할뿐만 아니라 단가 협상력도 높일 수 있습니다.
 
신종신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 부사장이 1일 진행된 삼성전자 ‘세이프 포럼 2026’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는 내년 초부터 본격 가동되는 미국 택사스주 테일러 팹을 필두로 미 현지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테슬라에 이어 앤트로픽까지 현지 생산에 나선다면 2나노 공정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을 2나노 공정으로 양산했으며, 8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5)의 베이스 다이도 자사 파운드리의 2나노 공정을 적용해 개발 중입니다.
 
2나노 경쟁력을 기반으로 생태계 강화도 나서는 중입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개최한 ‘세이프 포럼 2026’에서도 AI 반도체 고객사의 제품 경쟁력 향상을 위한 혁신 전략 중 하나로 차세대 2나노 공정과 DTCO(설계·공정 동시 최적화) 기술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자사 고대역폭메모리(HBM) 베이스 다이를 기반으로 4나노 공정 물량을 확대한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에서도 추가 고객사를 확보해 오는 2028년 흑자 전환에 나선다는 목표입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은 지난해 257억달러에서 2028년 1019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HBM4 베이스 다이 등을 기반으로 4나노 공정에서 물량을 충분히 끌어올렸다”며 “최선단 공정인 2나노 역시 내년 테일러팹 가동에 기대를 걸고 있는데, 알려진 협력 논의들이 가시화되길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이명신 기자 si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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