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 기자] 수사 종료를 3주 남겨둔 2차 종합특검이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군 수뇌부 4명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기는 등 막판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특검의 기소는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진 인원은 총 8명입니다. 하지만 특검이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1경비단장 등 12·3 비상계엄의 전모를 규명하는 데 기여했던 핵심 인물까지 잇따라 입건하면서, 수사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민 종합특검 특검보는 3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종합특검 사무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종합특검은 전날 비상계엄 당시 헌법에 명시된 국군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저버리고, 위헌적인 계엄에 동조한 김명수 전 합참의장 등 관련자 4명을 기소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합참의장은 특수전사령부와 수방사에 '계엄 사무를 우선하라'는 취지의 단편 명령을 하달해 불법적인 계엄군 활동을 지원했다"며 "합참 참모들이 출동한 병력을 철수시켜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이를 묵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종합특검은 전날인 2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의장과 정진팔 전 합참차장,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과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 등을 재판에 넘긴 바 있습니다.
김 특검보는 정 전 차장과 이 전 과장, 김 전 실장에 대해선 "불법적 계엄 임무 수행을 지원했을 뿐 아니라 국회가 계엄 해제안을 의결한 후에도 병력의 추가 투입을 준비하는 등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중요한 임무를 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세 사람은 계엄 선포 당시 각각 계엄사령부의 부사령관, 참모장, 기조실장으로 임명돼, 계엄사령관의 불법적인 포고령 발령을 보좌한 혐의를 받아 왔습니다.
반면 같은 혐의로 입건됐던 이승오 전 합참 작전본부장과 강동길 전 군사지원본부장, 안찬명 전 작전부장 등 3명은 위법성을 인식한 뒤 상부에 병력 철수를 적극 건의한 점이 참작돼 무혐의 불기소 처분됐습니다. 종합특검은 세 사람을 수사한 결과, 이들은 국회 상공에 헬기가 나타난 이후부터 위법성을 인식하고 상부에 병력 철수를 적극 건의하는 등 국헌문란 목적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기소로 종합특검이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모두 8명입니다. 앞서 종합특검은 지난달 9일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 등을 관저 이전 의혹에 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지난해 2월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심판 8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종합특검 수사를 둘러싸고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회 국정감사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등에서 내란 전모를 밝히는 데 앞장섰던 홍 전 차장과 조성현 전 1경비단장을 피의자로 입건해 전방위 압박을 가한 게 특히 논란거리입니다.
홍 전 차장은 계엄 이후 헌재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계엄 당일 윤석열씨로부터 직접 전화를 받아 "싹 다 잡아들여라"라는 지시를 들었고,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불러준 대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체포인 명단을 적었다'고 증언해 온 인물입니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계엄 직후 홍 전 차장이 국가안보실에서 계엄을 정당화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아 미국 중앙정보국(CIA) 관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에 홍 전 차장은 지난달 26일까지 총 4차례나 종합특검에 소환됐습니다. 종합특검은 현재 기소 여부를 검토 중입니다.
계엄 당시 휘하 부대에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지시, 국회로의 병력 투입을 저지한 걸로 알려진 조 전 단장의 입건은 내란특검과의 공방으로까지 이어질 정도입니다.
현재 종합특검은 조 전 단장이 상부의 위법한 명령을 부하들에게 전달한 행위 자체가 내란 가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수사 중입니다. 조 전 단장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국회 출동지시를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하고, 서강대교에 대기 중인 부대에 '국회에서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관해 내란특검이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공방이 촉발됐습니다. 그러자 내란특검은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내고 "(해당 내용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 그리고 내란특검 수사 당시 확인됐지만, 최종적으로 (조 전 단장은) 이진우의 위헌· 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고 했습니다. 조 전 단장이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고 부대에 지시함으로써 계엄 조기 종식에 기여, 본인이 야기한 불법(계엄 가담)을 스스로 제거했다는 게 내란특검의 설명입니다.
이에 대해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내란에 관여했다가 중간에 이탈했더라도 형법상 죄는 성립할 수 있다"며 "이전 내란특검이 촉박한 시간 탓에 미처 살피지 못한 군 내부 수사를 보완하기 위해 종합특검이 출범한 만큼, 남은 기간 수사를 통해 성과를 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종합특검은 지난 1일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하는 내용의 특검법 개정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통과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입니다. 연장안이 무산될 경우 종합특검에 주어진 시간은 단 3주에 불과합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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