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압구정5구역에 DL이앤씨가 제시한 '아크로 압구정' 투시도와 현대건설이 제시한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투시도. (사진=현대건설, DL이앤씨)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압구정5구역 시공사 수주전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라는 브랜드 상징성과 올인원 투명 구조로 신뢰를 내세우는 반면, DL이앤씨는 낮은 공사비와 유리한 금융 조건으로 조합원의 실질 수익을 공략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합니다. 지하 5층~지상 68층, 8개 동, 1397가구, 총 공사비 1조4960억원 규모로 압구정 재건축 구역 중 유일한 경쟁 입찰 사업지입니다.
우선 두 회사의 수익성 전략은 뚜렷하게 갈립니다. DL이앤씨가 먼저 조합 예정공사비(평당 1240만원)보다 100만원 이상 낮춘 평당 1139만원 확정 공사비를 제시하자, 현대건설은 '올인원' 전략을 앞세웠습니다. 현대건설은 특화 설계·커뮤니티·인허가·운영 비용 등 별도 부담 항목 1927억원을 총 공사비 안에 모두 포함해 추후 추가 비용 발생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서 DL이앤씨는 분양수익 극대화 전략도 내놨습니다. 압구정5구역은 일반분양이 29가구에 그칩니다. DL이앤씨는 이를 하이엔드 특화 설계를 적용한 펜트하우스로 만들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입니다. 상가는 글로벌 상업시설 매각 전문 기업과 협업해 경쟁 입찰을 유도하고, 상가 건축 비용도 시공사가 부담하겠다고 제시했습니다. 미분양 발생 시 DL이앤씨가 직접 인수하는 조건도 담아 조합원 리스크를 없앴습니다.
공격적인 금융 조건도 나왔습니다. 현대건설은 코픽스(COFIX)+0.49% 고정 가산금리를 제안하면서도 조달 금리 초과분은 현대건설이 부담하는 확정 금리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DL이앤씨는 필수사업비 가산금리 0%를 내걸며 금융비용을 차단하는 구조로 맞섰습니다. 이주비 역시 현대건설이 LTV 100%, DL이앤씨가 LTV 150%를 제시하며 DL이앤씨가 조금 더 유리한 조건을 내놨습니다. 납부 유예는 현대건설 최대 4년(2+2년), DL이앤씨 최대 7년까지 허용합니다.
브랜드 측면에선 현대건설 '정통성'을 DL이앤씨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내세웠습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현대'의 역사성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압구정2·3·5구역을 연계한 원시티 구상도 과거 압구정 현대의 위상을 보여주겠다는 복안입니다. DL이앤씨는 'THE BEST or NOTHING'(최고가 아니면 하지 않겠다)이란 슬로건 아래 '아크로 압구정'으로 맞섰습니다.
업계는 압구정5구역 수주전 결과가 향후 여의도·목동·성수 등 핵심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합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압구정5구역은 유일한 경쟁 입찰지인 만큼 시공사 선정이 앞으로 브랜드 가치를 좌우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몇 남지 않은 핵심 정비사업 단지"라며 "이 때문에 파격적인 금리 조건을 제시하고, 이주비 대출에도 힘을 주는 등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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