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무산…국힘, 내란세력 자인
국힘 불참에 '투표 불성립'…청와대 "안타깝고 유감"
2026-05-07 18:06:20 2026-05-07 18:06:20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39년 만에 추진된 개헌안이 7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결국 '투표 불성립'으로 무산됐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국민의힘이 계엄의 성립 요건을 강화한 개헌안을 거부함으로써 '내란 세력'이라는 것을 자인한 꼴이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청와대는 개헌안이 무산된 데 대해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우원식 의장 참여 독려에도…국힘 불참에 의결정족수 '미달'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개헌안 처리에 나섰지만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불성립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투표한 의원 수가 178명으로 의결정족수인 재적의원 3분의 2에 미치지 못했다"며 "따라서 이 안건에 대한 투표는 성립되지 않았음을 선포한다"고 했습니다.
 
앞서 이번 개헌안은 지난달 3일 국민의힘을 제외한 여야·무소속 의원 187명이 발의했습니다. 개헌안엔 부마 민주항쟁 및 5·18 민주화운동 민주 이념의 헌법 전문 명시,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 도입, 지역균형발전 의무 명시 조항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개헌안이 처리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286명) 3분의 2인 최소 191명의 찬성이 필요합니다. 이 가운데 현재 구속 상태인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개헌 찬성 의원은 179명으로 추산됩니다. 이 경우 국민의힘에선 최소 12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져야 개헌안이 통과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6·3 지방선거에 맞춘 이번 개헌 추진에 대해 정략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날 당론을 거슬러 표결 참석 의지를 밝혔던 한지아 의원을 포함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도 전원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이와 다르게 개헌안 발의에 참여한 개혁신당의 의원 3명(이준석·천하람·이주영)은 표결에 참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 입장하지 않고 별도 장소에서 자체 의원총회를 진행했습니다. 이어 의원 일동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정부·여당의 개헌안을 졸속 개헌으로 규정하고, 22대 국회 후반기에 여야가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헌법 전문부터 권력구조 개편까지 포괄하는 개헌 논의에 나설 것을 제안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불법계엄에 동조·방조"…민주, 8일 개헌안 표결 '재시도'
 
결국 우 의장은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하지 않는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 투표 불참으로 개헌을 무산시킨 여러분은 불법 비상계엄의 동조, 방조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민주당도 "헌법 개정을 향한 국민적 열망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한 오늘의 훼방을 역사가 준엄히 심판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태도는 여전히 불법 계엄의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불순한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
 
청와대는 개헌안 처리가 무산되자 즉각 유감을 표했습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의원들의 투표 거부로 투표불성립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까움과 유감을 전한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국회를 향해 '단계적 개헌'에 협조해달라고 당부한 데 이어 우 의장과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에 개헌안 표결을 거듭 요청했습니다. 개헌안 표결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우 의장은 두 차례 발언을 통해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습니다. 우 의장은 본회의를 앞두고 여야 원내대표와 함께 회동하는 자리에서도 국민의힘의 표결 참여를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개헌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일부 합의될 수 있는 내용만 가지고 하겠다는 것은 누더기 개헌"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습니다.
 
'투표 불성립'이 이뤄지면서 다음 본회의에서 개헌안에 대한 표결 재시도가 가능합니다. 민주당은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표결에 다시 나서겠다는 계획입니다. 다만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계속해서 투표 자체가 불성립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찬반에 대한 국민 투표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최소 오는 10일까지 본회의 통과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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