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경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7000선을 돌파한 데 이어 7500선마저 넘어서며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종전 기대감,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이 맞물리며 증권가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1만피(1만포인트) 시대'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까지 나옵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7500선을 돌파하며 또 한번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지수는 전장보다 114.51포인트(1.55%) 오른 7499.07로 출발한 뒤 장중 7531.88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계엄·탄핵 정국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상호관세 쇼크가 겹치며 2300선을 위협받던 지수가 1년여 만에 세 배 넘게 뛰어오른 것입니다. 국내 양대 증시 합산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3000조원대에서 6600조원대로 불어났습니다.
지수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 초반으로, 코로나19 당시 저점과 비교해도 낮은 편입니다.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를 앞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5년간 코스피 선행 PER 평균을 현재 이익 전망치에 대입하면 적정 지수는 9000 중반이고, 1만 포인트 역시 불가능한 수치가 아니라는 시각도 나옵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향후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모멘텀이 더욱 확산되고 피지컬AI 가치 평가가 이어지는 등 버블 장세가 전개된다면 1만피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관측했습니다.
증권사들도 연간 코스피 상단 전망치를 잇따라 높이고 있습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8000~8600을, 외국계 증권사들도 8000~8500 수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상승 동력 핵심 축으로는 반도체가 꼽힙니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55%, 405% 넘게 급증하며 역대급 성적표를 내놨습니다. 미국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들이 올해 설비투자 총액을 전년 대비 70%가량 늘릴 계획을 밝히며 반도체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도 큽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도 이달 출시되며 수급 측면 호재도 대기 중입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만 6조원 넘게 순매수하기도 했습니다. AMD 1분기 매출 상승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대 급등하는 등 글로벌 반도체 랠리도 동시에 진행 중입니다.
미국-이란 간 전쟁 종식 양해각서 추진 소식이 보도되는 등 종전 합의 기대감이 커지며 국제유가가 급락하고 투자심리가 개선된 측면도 있습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1원 내린 1454원으로 마감했습니다. 6일(현지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7.03% 내린 배럴당 95.08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같은 기간 7.83% 하락하며 배럴당 101.27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재명정부 들어 이사의 주주충실 의무, 집중투표제 의무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 3차례 상법 개정이 잇따라 통과된 가운데, 정책 뒷받침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국회에선 여당을 중심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일정 기준에 미달하는 상장사에 기업가치 제고계획 공시를 의무화하는 입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저PBR 기업 목록을 반기별로 공개하고 해당 종목에 별도 태그를 붙이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다만 종목 편중과 지수 변동성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주요국 중앙은행 긴축 기조강화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6월을 거치며 에너지발 물가의 2차 전이 속에 기대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며 주요국의 매파적 색채가 짙어질 것"이라며 "중동 이외 지역의 공급 개선으로 유가 안정화가 동반되기 전인 2분기까지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를 비롯해 비미국의 금리 인상 등 긴축 옵션을 열어 둘 필요가 있다"고 짚었습니다.
코스피가 7000선을 돌파한 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 기자 kh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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