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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3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준표 기자]
더블유씨피(393890)가 사모펀드(PEF)와 손잡고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사업 확장에 필요한 실탄 확보에 나섰다. 다만 기존 CB 물량까지 감안할 경우, 잠재적인 유통 물량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오버행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블유씨피는 총 360억원 규모의 6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납입일은 오는 5월 6일, 만기는 2031년 5월 6일이다. 표면금리는 3.0%, 만기수익률은 5.0%로 설정됐다. 만기까지 보유할 경우 원금의 111% 수준으로 상환받는 구조다.
충북 충주시 대소원면에 위치한 더블유씨피 전경(사진=더블유씨피)
ESS 수요 대응 위한 메자닌 조달…노앤PE·비에이PE 참여
이번 CB는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더블유씨피 측은 주요 고객사의 제품 생산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2026년 200억원, 2027년 160억원을 각각 원재료 매입 및 설비 구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최근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에도 불구하고, 삼성SDI 등 핵심 고객사의 수요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특히 전기차(EV) 대비 상대적으로 성장세가 가파른 ESS 시장을 중심으로 분리막 공급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씨피는 북미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을 기반으로 ESS용 분리막 공급을 본격화하면서 신규 수요를 확보하고, EV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출하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업계에서도 올해 2분기부터 주요 고객인 삼성SDI의 ESS용 분리막 출하 확대에 따른 실적이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로는 노앤성장지원사모투자합자회사(200억원)와 비에이프라이빗에쿼티(160억원)가 참여했다. 이번 사모펀드와의 협력으로 향후 공격적인 외연 확장을 뒷받침할 든든한 우군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전환 조건을 보면 초기 전환가액은 1만4137원으로 설정됐으며, 전환 시 발행되는 주식 수는 약 254만6509주다. 이는 현재 발행주식 총수 대비 7.52% 수준이다. 리픽싱 조항은 최초 전환가의 70% 수준인 9896원까지 낮출 수 있도록 설정됐다. 주가 부진 시 전환 가능 주식 수가 늘어날 수 있는 구조다.
기존 5회차 CB 포함하면 잠재 물량 22%…오버행 부담 늘어
해당 CB 물량의 전환청구 기간은 2027년 5월6일부터 2031년 4월6일까지다. 일반적으로 CB 투자자는 주가가 전환가액을 상회할 경우,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해 차익 실현에 나선다. 이 경우 신규 발행 주식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유통 물량이 증가하게 된다.
특히 더블유씨피의 경우 기존 5회차 CB 물량까지 누적돼 있어 오버행 부담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씨피는 이미 2025년에 발행한 360억원 규모의 미상환 CB를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물량의 전환가액은 7396원이다. 기존 CB의 전환 가능 주식 수는 약 486만주로, 신규 CB 물량까지 합산할 경우 총 전환 가능 주식 수는 741만4004주에 달한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 대비 21.9% 수준이다.
기존 CB 물량에 대한 전환청구 시작일은 오는 9월25일부터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전환 물량 출회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최근 2분기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1만6000원대까지 상승한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은 단계적인 엑시트에 나설 가능성이 커보인다. 지난해 발행된 5회차 CB에는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IBK투자증권, 트러스톤자산운용, 씨스퀘어자산운용 등 다수의 메자닌 펀드와 증권사 계열이 참여했다.
주가 희석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더블유씨피 측의 콜옵션도 제한적이다. 더블유씨피가가 지정한 제3자는 CB 발행일로부터 12개월이 경과한 2027년 5월6일부터 24개월이 되는 2028년 5월6일까지 3개월마다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정됐다. 그러나 콜옵션 행사 가능 물량은 최초 인수금액의 30%로 제한하는 조건을 두면서 회사가 선제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물량은 일부에 불과하다. 나아가 조기상환청구권이 콜옵션 행사보다 우선한다는 조항도 포함됐다.
이에 관련 업계에선 더블유씨피가 ESS 및 북미 시장을 공략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연이은 CB 발행으로 올해 하반기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요소라는 진단이다.
더블유씨피는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구매 인센티브가 축소된 반면 ESS 제조 및 설치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유지하거나 강화됐다"며 "지난 수년간 다양한 고객들과 ESS 프로젝트를 진행한 성과가 올해부터 결실을 맺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기자 junp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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