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준 전 고법원장, 오세훈 변호 합류…민중기특검 인연·전관 논란
퇴임 1년도 안 돼 관할법원 사건 수임
법조계 "부적절…전관 규제 강화해야"
2026-03-30 17:30:11 2026-03-30 18:32:12
[뉴스토마토 강석영 기자] 윤준 전 서울고등법원장이 퇴임 후 1년도 안 돼 관할법원 재판 변호를 맡았습니다. 차관급 고위 법관이 전관예우 방지법의 허점을 이용해 관할법원 사건을 수임했단 점에서 비판이 제기됩니다. 
 
윤준 전 서울고등법원장이 2024년 10월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등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가 심리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대리인단에 최근 합류했습니다. 오 시장은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서평의 변호사 8명을 선임한 데 이어, 올해 1월 윤 전 원장을 추가 선임했습니다. 윤 전 원장은 1월28일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부터 법정에 출석하며 오 시장을 변론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 전 원장은 지난해 2월 서울고등법원장에서 퇴임한 직후 개인법률사무소를 열고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윤 전 원장이 변호사법을 위반한 건 아닙니다. 변호사법 31조에 따르면 법관·검사 등 공직 퇴임 변호사는 최종 근무지 사건을 1년 동안 수임할 수 없습니다. 윤 전 원장의 최종 근무지는 서울고법입니다. 
 
다만 서울중앙지법은 서울고법 관할법원 중 한 곳으로, 윤 전 원장이 재직 시절 법관 인사평정에 관여하는 등 영향력을 미쳤던 법원입니다. 이에 전관예우 우려가 제기됩니다. 
 
오 시장이 윤 전 원장을 선임한 배경에 고위법관뿐 아니라 민중기 특검과의 근무연도 고려된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오 시장을 재판에 넘긴 민 특검과 윤 전 원장은 2013~2014년, 2016~2018년 두 차례나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함께 근무했습니다. 또 2018년 각각 서울중앙지법원장과 수원지법원장을 지내며 법원장회의 등을 통해 교류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민 특검은 과거 배석판사로 일했던,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변호인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관예우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법원이 전관 변호사들에게 여러 편의를 제공하는 건 사실”이라며 “고위 법관으로서 윤 전 원장의 사건 수임이 적절해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공직 퇴임 변호사에 대한 전관예우 규제가 부실하기 때문에 윤 전 원장과 같은 사례는 비일비재하다는 게 법조계 시각입니다. 서초동의 또 다른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관의 경우 2년마다 정기 인사로 전국 법원을 돌아다니는데, 최종 근무지 기준으로 수임을 제한하는 게 실효성이 있겠냐”고 반문했습니다.
 
전관예우 입증이 어려우니 전관 변호사를 전면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차성안 전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0년 ‘해외의 전관예우 규제사례와 국내 규제방안 모색’ 보고서에서 “한국의 1년짜리 수임 제한으로 대표되는 전관예우 규제는 세계적으로 약한 수준”이라며 “(해외는) 2~5년의 냉각 기간이 설정되거나 아예 영구적으로 소송대리를 금지하는 게 대부분”이라고 짚었습니다. 
 
이어 “외국의 경우 한 법원에서 통상 계속 근무하기 때문에 그 법원에서의 소송대리 제한은 매우 강력한 제한이 되는 것과 (한국과) 대비된다”며 “전국 단위 순환근무로 인한 무력화 문제를 피하려면 전국 법원으로 수임 제한, 소송대리 제한 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봤습니다. 
 
익명의 변호사는 “형사소송의 경우 법정구속이나 양형 등 법관 재량이 크기 때문에 전관예우를 증명하기 어려우니 전관 발생부터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석영 기자 ks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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