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카카오(035720)가 계열사 정리에 속도를 내며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조직 슬림화와 함께 인공지능(AI) 중심 사업 재편에 나서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다만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항소심이 시작되면서 사법 리스크는 변수로 남아 있습니다.
20일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카카오 계열회사는 국내외 총 158개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186개)보다 약 17% 줄었습니다. 국내 계열사 수 역시 2024년 3월 132개에서 지난해 말 94개로 감소했습니다. 카카오는 이를 80여개 수준까지 축소한다는 계획입니다.
비핵심 사업 정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헬스케어를
차바이오텍(085660)에 매각했고, 포털 다음 사업을 분리해 신설한 AXZ는 업스테이지를 인수 의향자로 선정하고 매각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조직 개편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초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온 CA협의체 인력을 150명에서 50명으로 축소하고, 투자·재무·인사 3개 축 중심으로 의사결정 구조를 단순화했습니다. 협의체의 역할도 감시에서 전략 실행으로 재정의하며, 비대해진 중간 조직을 줄이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과거 외형 확장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환으로 해석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금융·모빌리티·커머스·콘텐츠 등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장해왔지만, 계열사 증가와 생활밀착형 사업 확대 과정에서 방만 경영 논란과 수익성 저하 문제가 동시에 제기된 바 있습니다.
카카오는 이를 계기로 AI 중심 사업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습니다. 정신아 대표는 지난 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서비스 이용자 확대와 에이전트 AI 구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기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시작으로 AI 기능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이 지난 1월 신입 크루 현장을 방문했다. (사진=카카오)
다만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는 여전히 부담 요인입니다. 이날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창업자 등에 대한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쟁점과 입증 계획을 정리했습니다.
검찰은
에스엠(041510)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이 있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1심 판단이 객관적 증거와 배치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김 창업자 측은 시세조종 목적 자체가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재판부는 시세조종 목적 여부와 공모 관계 등을 핵심 쟁점으로 제시했으며,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5월8일 열릴 예정입니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만큼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항소심 결과에 따라 그룹 경영 전반에 미칠 파장은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연내 2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법 리스크 해소 여부가 향후 경영 행보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충범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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