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없는 개정 노조법…원·하청 분쟁 장기전 예고
하청, 노동환경 다양성 ↑…교섭 장기화 우려
원청 책임 회피 우려도…'노사 협력' 현실적 대안
2026-03-17 17:41:53 2026-03-17 17:41:53
[뉴스토마토 윤금주 수습기자] 정부가 개정 노동조합법의 혼선 없는 전국적 안착을 위해 권역별 설명회에 나섭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사용자성 판단 기준의 모호성과 판례 부족으로 실제 법적 판단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하청 일자리 형태가 다양한 만큼 예외 규정이 많아 판단 기준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참가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노동부는 오는 19일부터 지방고용노동청을 중심으로 4개 권역에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습니다. 19일에는 수도권·강원을 대상으로 서울고용노동청에서, 24일에는 호남권·제주 대상으로 광주고용노동청에서, 26일에는 충청권을 대상으로 대전고용노동청에서, 30일에는 영남권을 대상으로 부산고용노동청에서 각각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노동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개정 노조법의 주요 내용·사용자성 판단·절차 등을 중심으로 현장에 적용 방향을 제시합니다. 또 실제 사례 중심 토론을 진행해 현장의 의견도 수렴할 방침입니다.
 
"사용자성 판단 모호"…판례 축적까지 시간 불가피
 
문제는 개정 노조법이 안착되더라도 법적 판단이 이뤄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특수고용 등 원청에 비해 일자리 형태가 다양한 하청 노동자의 경우, 사용자 판단 기준인 '실질적 지배' 개념이 모호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청 노조에 교섭권이 부여된 이후 사용자성을 판단한 실제 판례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기준이 정립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종강 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실제 교섭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노란봉투법 취지가 충분히 발휘될 수 없다"며 "기업에 과도한 부담 지우지 않기 위해 시행령 해석을 그렇게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청 '사용자성 회피' 가능성…노사 합의가 관건
 
사용자 판단의 모호성이 존재하는 만큼 이를 둘러싼 해석 차이를 이용해 원청이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실제 개정 노조법 시행 전 한국수력원자력이 자회사 과업지시서를 개정한 사례가 알려지면서 사용자성 회피 시도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법 시행 초기에는 판례가 축적되지 않아 판단 기준이 불명확하고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노사 간 합의'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정부는 이번 설명회에서 현장 이해도를 높이고 노사 협력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노동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가가 지원하는 '일터혁신 상생컨설팅사업'과 노사파트너십 형성에 필요한 프로그램 비용을 지원하는 '상생파트너십 종합지원사업' 등을 운영합니다. 
 
강승헌 고용노동부 노사관계법제과 과장은 <뉴스토마토>와 전화에서 "(노사 간 합의) 취지가 현장에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추진한다"며 "법 취지에 맞게 교섭이나 교섭 틀이 잘 작동 되도록 (이번 설명회에서) 컨설팅을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개정 노조법 시행 이틀 만에 총 9만8480명의 조합원이 248개 원청 사업장에 교섭을 요구했지만, 다음 단계인 교섭 요구 사실 공고는 6개 사업장에 그친 상황입니다. 이에 실제 교섭이 본격화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금주 수습기자 nodrin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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