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다인 기자] 청탁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의 ‘매관매직’ 의혹에 대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법정에 선 김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금품은 받았으나, 청탁의 대가는 아니었다는 겁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씨가 지난해 9월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재판장 조순표)는 17일 오전 김씨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이날 김씨는 검은 정장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재판에서 김씨의 변호인은 일부 금품은 수수한 게 맞으나 청탁과 알선에 따른 대가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받은 5560만원 상당의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에 대해서는 “(이 회장이) 새 정부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한 막연한 기대감에 준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이 회장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공직 임명에 (김씨는)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목걸이도 돌려줬다”고 했습니다.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으로부터 받은 5돈짜리 금거북이 역시 “과거 김씨가 고가의 화장품을 선물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이라며 청탁 대가가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씨로부터 받은 약 4000만원짜리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시계를 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시계 구매 대행을 의뢰했을 뿐, 어떠한 청탁도 받은 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받은 1억원 상당의 이우환 그림에 대해서는 "그림을 수수한 사실도, 청탁을 받은 사실도 없다"며 “관련자인 김 전 검사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도 했습니다. 최재영 목사에게 약 540만원 상당의 디올 가방을 받은 사건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가방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몰카 함정이었고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고 강변했습니다.
이날 김씨와 함께 나란히 법정에 선 금품 공여자 4명 중 혐의를 인정한 이는 이 회장밖에 없었습니다. 이 회장 측은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이날 변론을 종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특검은 이 회장에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반면, 서씨 측은 “시계 구매를 대행해 준 것”이라며 “어떤 청탁도 한 적이 없고 어떤 특혜도 받은 적이 없다"며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했습니다. 이 전 위원장도 “특검이 이 전 위원장에게 청탁금지법 적용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특검 종결 하루 전 증거인멸 교사로 기소했다”며 “공소기각 판결이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최 목사 측은 다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한편, 재판부는 특검에게 이 회장과 최 목사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에서 대가 관계에 대해 더 명확하게 정리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영부인이 금품을 수수한 게 부적절하긴 하지만, 대가관계가 성립해야 알선수재가 성립하는데, 공소장만으로는 그 부분이 빈약한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신다인 기자 shin12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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