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각'만 3차례…"2차 특검, '성과'보다 '법리'로"
김모 국토부 서기관, 윤영호 이어 김예성도 공소기각
법조계 "공소기각, 김건희특검 무리한 수사 방증한 것"
"수사대상 판단, 관련 없으면 타 수사기관에 넘겨야"
"2차 종합특검, 권력 굴하지 않고 수사하되, 법리로"
2026-02-10 17:29:31 2026-02-10 17:29:31
[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김건희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들이 잇따라 '공소기각' 판결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엔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 '뇌물' 혐의로 기소된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이, 28일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이달 9일 '집사 게이트' 김예성씨가 공소기각을 받았습니다. 특히 법원은 김예성씨의 횡령 혐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수사 성과에 치중해 무리한 기소를 감행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2차 종합특검이 이 사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법령과 법리에 따라 정밀한 수사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건희집사'라 불리던 김예성씨가 지난해 8월12일 김건희특검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김예성씨에 일부 무죄, 공소기각을 선고했습니다. 일명 '김건희씨 집사'로 불린 김씨는 김건희씨와의 친분을 활용해 IMS모빌리티에 대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다는 집사 게이트에 연루돼 특검의 수사를 받았습니다. 전체 투자금 184억 중 46억원은 김씨가 실소유한 '이노베스트코리아'로 흘러들어 갔는데, 특검은 이 돈이 김건희씨에게 전달됐다고 의심하고 수사를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특검은 김건희씨와의 연관성을 밝히지 못했고, 김씨를 개별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김씨가 IMS모빌리티(옛 비마이카) 대표 조영탁씨에게 송금한 24억3000만원은 특검 수사 대상에는 해당하지만, 횡령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IMS모빌리티와 관계사들로부터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는 등 나머지 횡령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관련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공소기각 판결을 내렸습니다. 공소기각 판결은 공소 제기 절차를 위반하는 등 공소과정에 흠결이 있을 때 유무죄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종결하는 것을 뜻합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김건희와의 연관성이나 이 사건(IMS모빌리티) 투자금의 귀속처를 확인해야 할 수사 필요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중요 수사 대상인 조영탁씨가 받은 투자금과도 무관하다"며 공소기각 판결했습니다. 김건희씨와 직접 관련이 없음은 물론, 김건희씨의 친분을 활용해 대기업 투자를 받았다는 이른바 집사게이트와도 연관이 없다는 겁니다. 
 
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 중 공소기각 판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사건 수사 중 김모 서기관의 뇌물 혐의를 인지해 기소했지만, 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지난달 22일 공소기각을 선고했습니다. 김 서기관이 36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은 용역업체는 특검이 수사한 양평 고속도록 종점 변경 의혹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이유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이 특검법이 규정한 수사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증거인멸 혐의로 기소된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도 지난달 28일 해당 혐의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습니다. 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우인성)는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대한 경찰 수사 정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김건희특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제8호에서 정하는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국가계약 및 국정운영 등에 관여 △대통령실의 국가기밀 유출 △법적 근거 없이 국가업무를 수행 등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김건희특검법의 수사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 해도 직무범위를 느슨하게 해석해 수사 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기본원리인 과잉금지의 원칙과 적법절차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 허용될 수 없다"고 했습니다.
 
2차 종합특검을 이끌 권창영 특검이 지난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앞에서 특검에 임명된 소감을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의 연이은 공소기각 판결은 특검의 무리한 기소로 벌어진 일이라는 게 법조계 중론입니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출신 변호사는 "수사하다가 김건희씨와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한 경우 이 과정에서 알게 된 사실을 다른 수사기관에 이첩하면 되는데, 사건을 포기하지 못하고 기소하다 보니까 공소기각 판결에 이른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특검은 권력에 굴하지 않고 수사하는 것으로 본분을 다하되, 사건의 관련성과 법리를 엄격히 판단해 대상 아닌 것은 수사기관 이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결국 2차 종합특검이 성공하려면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조언까지 나옵니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2차 종합특검의 경우 첩보가 입수되거나 정보가 흘러들어와도 그 자체를 기소하기보다, 다른 수사기관에 넘겨 추가 기소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공소기각이 나온 부분은 다른 수사기관이 추가로 수사해 다시 기소할 수 있지만 특검이 기소해 이미 공소기각 판결을 받은 경우, 법원은 '위법수집증거'를 문제삼아 증거를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이어 "그럼 피고인에게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수 있다. 기소할 때는 관련 법령에 따라 관련된 부분만 기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수사기관으로서 공소기각은 무죄보다 더 받아들이기 힘든 결정"이라며 "2차 특검은 수사범위를 새롭게 넓히기보다 기존 범위 내에서 수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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