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예슬·유근윤 기자] 2차 종합특검이 2주여일 뒤면 본격 가동될 전망입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으로도 풀지 못한 사건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특검의 핵심 과제는 'V1' 윤석열씨보다 'V0' 김건희씨의 정치·국정개입 의혹을 밝히는 것이 될 걸로 보입니다. 김씨는 사실상 민간인 신분이었음에도 정부 고위직, 군 수뇌부 등이 보안을 위해 사용하는 비화폰을 쓰고, 정부 관계자들과 소통하며 국정에 개입한 혐의 등을 받습니다. 이 외에도 검찰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 이원모 전 대통령 인사비서관 공천개입 의혹 등 무수히 많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건희특검 수사에서 진상을 규명하지 못했습니다.
윤석열씨 부부가 지난해 4월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며 지지자들에 인사하는 모습. 왼쪽부터 윤씨와 김건희씨. (사진=공동취재진)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권창영 특검은 지난 5일부터 현재까지 2차 종합특검 특검에 임명된 직후 사무실 물색, 특검보를 포함한 수사팀 구성 등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특검법상 수사 준비기간은 20일, 늦어도 이달 24일 2차 종합특검이 공식 출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장 170일 간 수사가 가능합니다. 수사 인원은 최대 250명으로 지난해 11월 수사를 종료한 내란특검 규모(267명)와 비슷합니다. 특검 구성이 완료되는 대로 2차 종합특검은 앞선 3대 특검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수사를 이어갈 전망입니다.
법에 규정된 2차 종합특검의 수사대상은 모두 17가지인데, 이 중 상당수는 김건희씨와 관련된 것들입니다. 내란과 관련한 수사 대상은 7가지로 △내란 범죄 혐의 사건 △무장 헬기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등 외환 혐의 △국가기관·지자체의 12·3 비상계엄 동조 의혹 △일명 '노상원 수첩'에 둘러싼 의혹 정도입니다. 반면 김씨와 관련된 수사대상은 △20대 대선 전후 허위사실 공표, 불법 선거캠프 운영, 통일교 등 특정 종교단체와의 거래 의혹 등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윤석열·김건희·명태균·전성배(건진법사)의 불법·허위 여론조사, 공천개입 등 선거 개입 혐의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양평 공흥지구 특혜 의혹, 창원산단 지정 불당개입 의혹 등 8가지에 달합니다.
결국 2차 종합특검의 주 과제는 'V0'라고 불린 김건희씨의 국정·정치 개입 의혹을 밝히는 것이 될 걸로 보입니다. 김건희특검이 특검법에 규정된 수사대상 16건을 180일 동안 수사했지만, 이 중 12건은 사실상 진상 규명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특검이 수사를 마치지 못해,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긴 사건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22년 재보궐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부당 개입 의혹과 종묘 차담회, 해군지휘정 선상파티 등입니다. 종묘 차담회, 선상파티 의혹은 김씨가 권한을 남용, 국가 자산을 유용했다는 게 핵심입니다.
'V0'의 실체를 보여주는 정황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를 받던 김씨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연락해 수사상황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내란특검 수사 과정에서 구체적 물증도 드러난 상황입니다. 2024년 5월쯤 김씨는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을 보내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같은 시기 윤씨도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 전화를 걸어 75분가량을 통화한 것이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수사기간 종료로 김건희특검은 김씨와 박 전 장관 등을 기소하지 못했습니다.
장관 등 정부 고위 관계자만 사용하는 비화폰이 김씨에게도 지급됐고, 김씨가 정부 고위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했다는 의혹도 해소돼야 합니다. 경찰은 지난해 4월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비화폰을 사용하며, 정부 고위 관계자와 수차례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그 진상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못했습니다.
이 외에도 윤석열씨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부터 논란이 됐던 코바나컨테츠 전시회 기업 뇌물성 협찬 의혹부터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 공천개입 의혹, 특검이 인지 수사를 시작한 '집사 게이트' 의혹 등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의 범위는 방대합니다.
'2차 종합특검'으로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가 지난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로 출근했다. (사진=뉴시스)
김건희특검이 재판에 넘긴 사건들조차 무죄 혹은 공소기각 판결이 이어지면서, 2차 종합특검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는 상황입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28일 자본시장법(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정치자금법 위반(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씨에 징역 1년8개월, 추징금 1281만원 선고했습니다. 김건희특검의 구형량(징역 15년, 벌금 20억원, 추징금 9억4800여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 결과입니다.
법원은 김씨가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의 공범이라고 볼 수 없으며,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 58회에 걸쳐 무상 여론조사를 받은 것은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 중에서 샤넬백 1개 그라프 목걸이 수수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특검의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권창영 특검은 지난 6일 특검 임명 직후 첫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3대 특검이 출범하고 열심히 노력해 성과 거둿지만, 여전히 국민 기대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철저한 사실규명이 가장 필요하다. 엄정한 법리적용 특정해 죄 있는 자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법앞에 모두 평등하기 때문에 그 지위, 공직자의 높고 낮은 어떤 직무 담당했는지 역시 범죄에 가담햇다면 어느 누구도 예외없이 소환해서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강예슬 기자 yeah@etomato.com
유근윤 기자 9nyo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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