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제로 힘들었는데…은행 올해 임단협 더 어렵다
2026-02-06 15:37:06 2026-02-06 15:37:06
[뉴스토마토 이재희 기자] 은행권 노사 갈등이 한층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지난해 주 4.5일제 도입을 두고 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총파업까지 나선 바 있는데요. 갈등 불씨가 여전한데다 올해는 단체협약까지 있어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입니다. 
 
올해는 단협의 해…주 4.5일제 핵심
 
6일 금융권에 따르면은행권 임단협은 매년 진행되는 임금협상과 근무제도·처우 개선 등을 다루는 단체협약으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단체협약은 격년으로 체결되는데요. 올해가 바로 단체협약을 진행하는 해입니다. 지난해 임금협약 중심의 교섭이 진행됐다면 올해는 근무 형태와 제도 전반을 놓고 노사 간 본격적인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구조입니다.
 
지난해 금융노사는 임금 3.1% 인상과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시행을 포함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주 4.5일제 도입 논의는 태스크포스(TF) 구성으로 미뤄졌습니다. 금융노조는 이를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올해 임단협 역시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금융노조는 주 4.5일제 도입을 올해 단체교섭의 핵심 의제로 못 박고 있습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이 정식 취임한 만큼 해당 의제를 교섭 전면에 내세울 방침입니다. 금융노조는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금사협)와의 첫 상견례를 가진 뒤 3월부터 임단협 안건을 주고받으며 본격적인 논의에 돌입합니다. 은행권 사측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노측이 3월에 교섭 요구안을 공식 발송하면 그 시점부터 사실상 상견례가 시작되는 것으로 본다"면서 "올해 단협 교섭도 3월을 기점으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요구안이 전달되는 순간부터 노사 간 실무 협의와 신경전이 동시에 시작된다는 설명입니다.
 
주 4.5일제를 둘러싼 갈등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금융노조는 지난해 교섭에서도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했고 최종적으로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에 합의한 바 있습니다. 금융노조는 이를 주 4.5일제 도입을 향한 첫 단계로 평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요일 1시간 조기퇴근은 노사 합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 현장에서는 아직 조기 퇴근을 시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도입에는 합의했지만 실행은 더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순히 금요일 한시간 빨리 퇴근하는 문제가 아니라 고객 불편이나 인력 배치를 다시 꾸려야 하는 사항이라 사측이랑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노조는 주 4.5일제가 단순한 근무시간 단축이 아니라 장시간 노동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고 주장합니다. 디지털 전환과 점포 축소, 인력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현장 노동 강도는 오히려 높아졌는데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노조 내부에서는 ‘단협의 해’라는 기조가 무색하다는 불만도 나옵니다.
 
반면 사측은 주 4.5일제의 전면 도입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고객 응대 공백과 영업시간 조정 문제, 인력 운용 부담 등을 이유로 들며, 생산성과 경영 안정성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미 합의한 금요일 조기퇴근 역시 현장 여건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은행권 노사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은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9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열린 9.26 총파업 결단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윤석구 금노위원장 "4.5일제와 정년 연장을" 
 
윤석구 신임 금노위원장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임기를 시작하며 주 4.5일제 도입 의지를 재확인했습니다. 윤 위원장은 "주 4.5일 근무제 도입과 정년연장, 총인건비제에 가로막힌 공공금융 노동자의 구조적 차별 문제는 개별 교섭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금융산업의 미래를 논의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금융노조와 함께 금융산업 지배구조 개선과 관치금융 철폐를 추진하겠다"면서 "윤석구 위원장을 중심으로 주 4.5일제 실현 등 노동운동의 변화를 선도해 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사측을 대표하는 조용병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장은 "금융 노사는 입장의 차이를 넘어 신뢰와 대화를 바탕으로 해법을 모색해 왔다"면서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지켜내고 노사 모두에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가자"고 말했습니다.
 
금융노조는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결의문을 채택하고 주 4.5일제와 함께 노동시간 단축과 정년연장 실현,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 산별교섭 재구축 등을 올해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미 지난해 주 4.5일제 도입을 요구하며 총파업과 단식농성까지 이어졌던 만큼, 올해 단체협약 교섭에서도 강경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한 시중은행 노조 관계자는 "주 4.5일제는 이미 한 차례 합의까지 간 사안인데 정작 현장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면서 "올해 단체협약에서 이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노사 갈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형선 전 금융노조 위원장에 이어 윤석구 신임 금융노조 위원장도 주 4.5일제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금융노조 총파업 총력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조합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뉴시스)
 
이재희 기자 nowh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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