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철·전연주 기자] 9회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력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각각 성동구와 국회에서 서로를 정조준했습니다. 두 사람은 성동구 개발의 초석이 된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공로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버스 준공영제 개편 방향에서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3일 오 시장은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현장을 찾아 정 구청장의 성수동 개발 공로를 정면 비판했습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일머리 있는 시장과 구청장이었다면 (옛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과 성동구 발전이) 더 빨리 진척됐을 것"이라며 날을 세웠습니다.
반면 정 구청장은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버스 준공영제 토론회에 참석해 오세훈식 해법을 직격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요금 문제는 철저하게 서울시가 관리해 시민에게 전가되지 않게 해야 한다"며 서울시 정책의 허점을 지적하고 나섰습니다.
3일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옛 삼표레미콘 부지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본 뒤 미소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오세훈 "사전협상 제도 있었는데 안 썼다"
오 시장이 찾은 삼표레미콘 부지는 오는 5일 지구단위계획 결정고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성수동 개발 역사를 상세히 언급하며 정 구청장을 직접 겨냥했습니다. 오 시장은 "정 구청장이 최근 출간한 책을 봤는데 성수동 이야기를 하면서 서울시 내용은 하나도 안 써서 섭섭했다"며 "레미콘 공장을 내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면서 '어느 날 갑자기 나가게 됐다'는 식으로 써놨는데 솔직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2015년 삼표레미콘 폐수 방류 사건 당시 상황을 거론하며 "당시 박원순 시장과 정 구청장이 해법이라고 내놓은 것은 공장더러 나가라고 하고 그 자리에 공원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며 "나가라고 한다고 (공장이) 그냥 나가겠느냐. 강제로 하면 소송이 붙고 10년, 20년 금방 간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당시 이미 사전협상 제도가 있었는데 그걸 안 썼다"며 "정 구청장이 이 지역 변화를 위해 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이 서명운동인데, 결국 아무것도 안 됐고 10년 전 상태 그대로 제가 인수인계받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머리 있는 시장과 구청장이었다면 제가 2021~2022년에 했던 일을 2015~2016년에 해서 더 빨리 진척됐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정원오 "준공영제, 이제는 다시 설계할 때"
반면 정 구청장은 이날 오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선 성동구 발전에 관한 오 시장의 입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는 "무상급식 반대하면서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과정에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었다"며 "그동안 성수동 삼표레미콘뿐만 아니라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 변화에 대한 업데이트가 안 되신 거 아닌가"라고 했습니다. 또 "주택 문제를 얘기할 때는 전임 시장이 잘못이고, 성수동처럼 잘된 일은 서울시가 도와줘서 그렇다고 얘기한다"며 "잘한 건 서울시, 못한 건 전임 시장이라고 하면 굉장히 이중적인 태도"라고 꼬집었습니다.
3일 오전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버스준공영제 이대로 좋은가?' 정책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정원오 성동구청장 페이스북)
아울러 정 구청장은 이날 이해식·채현일 민주당 의원이 국회에서 주최한 '서울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정책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석해 "준공영제의 가장 핵심적 문제점은 경영 효율을 가로막는 표준운송원가 산정 방식"이라며 "버스 업체들이 이윤까지 보장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시민 편의를 증진하는 데 미흡하다"면서 현행 제도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안으로는 철도망 중심의 대중교통 체계 재편을 제시했습니다. 정 구청장은 "서울과 경기도를 연계하는 광역철도망을 기본으로 하고, 노선이 없는 곳에 시내버스와 광역버스를 보완적으로 배치해야 한다"며 "마을버스마저 수익성 문제로 운영되지 않는 교통 사각지대에는 공공버스를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자리에선 성동구가 운영 중인 '성공버스'가 대표적 혁신 사례로 언급됐습니다.
정 구청장은 "수익 노선은 민간이 유지하고 적자 노선은 공공이 운영하는 방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요금 문제는 철저하게 서울시가 관리해서 시민에게 전가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버스기사 처우와 고용 문제는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게 정 구청장의 입장인데, 이는 오 시장의 해법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됩니다.
김현철 기자 scoop_press@etomato.com
전연주 기자 kiteju10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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