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 입장을 표명했던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돌연 정책위의장직을 내려놨습니다.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지도부가 중도 하차한 것은 처음입니다. 장동혁호는 같은 날 윤리위원회 구성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동훈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 게시판 논란' 징계 논의가 급물살을 탈 전망입니다. 당 안팎에선 잇단 쇄신 요구에도 '마이웨이' 노선을 고수하는 장동혁호가 당 내홍을 오히려 심화시켰던 윤석열씨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국힘 윤리위 구성 박차…'한동훈 징계' 수순
국민의힘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윤리위원 7인 선임안을 의결했습니다. 공석인 윤리위원장은 신임 윤리위원들이 호선한 후 최고위원회 의결 절차를 거쳐 임명됩니다. 여상원 전 윤리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당의 사퇴 압박을 호소하며 자리를 내려놓은 지 두 달 만입니다. 당은 위원장이 선출되면 위원 명단을 공개한다는 방침입니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만나 "여러 인사를 추천받아 당 대표하고 개인적 인연과 관계없이 구성했다"며 "공정성 담보를 위해 위원장도 그 안에서 호선으로 진행하게끔 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겠다는 당 대표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원장 임명이 호선이면 사실상 내정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아니다"라며 "(선출 방식은) 윤리위 안에서 구성된 인사들이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고위원회나 지도부가 개입하지 않는 것이라 공정성에 대해서는 최대한 확보했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윤리위 재가동으로 한 전 대표를 둘러싼 당원 게시판 의혹 징계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입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한 전 대표의 가족 이름으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씨 부부를 비방하는 게시글이 작성된 사건입니다.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해당 의혹을 조사한 결과, 문제 계정들이 한 전 대표 가족의 명의와 동일하다고 결론짓고 해당 내용을 윤리위에 회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장 대표도 당내 통합을 위해선 걸림돌 제거가 필요하다는 완강한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2일 새해 첫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그 걸림돌이 먼저 제거돼야 당 대표가 당내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며 "어떤 걸림돌은 당원들과의 관계에 있어 직접 그것을 해결해야 할 당사자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신년을 맞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수구 보수 위험성' 경고를 받았음에도 '한동훈 제거' 의지를 굽히지 않은 겁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5일 정책위의장직을 공식적으로 내려놨다. 임명 4개월 만이다. (사진=뉴시스)
계엄 사과한 그날…김도읍 '사의 전달'
당 윤리위 구성에 앞서 국민의힘 내부에선 파열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정책위의장 김도읍 의원이 임명 4개월 만에 중도 하차한 건데요.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정책위의장직 사임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로써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신동욱·김민수·양향자·김재원·우재준 최고위원만이 지도부에 남게 됐습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통해 "지난 12월30일 당 지도부에 정책위의장직 사의를 표명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당이 국민께 신뢰받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작은 불쏘시개 역할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직을 수락했다"면서 "지금 장 대표께서 당의 변화와 쇄신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저의 소임은 여기까지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도부에 사의를 전달한 지난달 30일은 김 의원이 공개적으로 12.3 비상계엄에 대해 사과 입장을 표명한 날이기도 합니다. 당시 김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 재임 중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 그 자체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정 송구하다"고 말하고 "국민의힘은 당시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불안과 혼란을 드린 점 참담한 심정으로 깊이 새기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습니다.
당은 김 의원의 사퇴에 대해 "내부 갈등에 의한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조 대변인은 "김 의원은 개인적 사유로 사퇴한 것"이라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성공을 기원하며 아름답게 물러나셨다"며 진화에 애썼습니다. 하지만 직후 김 의원 측의 항의로 국민의힘 공보실은 "'개인적 사유'라는 표현은 취소하겠다"며 "김 의원은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정정했습니다.
당 안팎에선 자강론으로 기운 장 대표에 대한 항의성 사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장 대표는 이르면 8일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계엄 문제는 묻어두고 자강론을 앞세울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민의힘 소장파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 사퇴는) 거듭된 쇄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거라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며 "강경 발언을 계속 뱉는 당내 인사들만 보더라도 (장동혁 지도부는)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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